'내 집'인줄 알았는데 '현금폭탄'? 재개발 꼼수 계약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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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인줄 알았는데 '현금폭탄'? 재개발 꼼수 계약의 눈물

2026. 04. 02 16:2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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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제한 피하려다 발목, '부분준공' 해석에 계약금 날릴 판

투기과열지구 재개발 아파트 매수인이 전매제한을 피하려 편법 계약을 맺었으나, 잔금일 직전 '조합원 지위 승계 불가' 위험 통보로 계약금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 AI 생성 이미지

투기과열지구 재개발 아파트에 '내 집 마련'의 꿈을 걸었던 한 매수인이 계약금과 중도금을 모두 잃을 위기에 처했다.


전매제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 매매를 전제로 한 전세계약을 맺었지만, 잔금일 직전 '조합원 지위 승계 불가'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매도인은 계약금 반환을 거부하며 오히려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맞서는 가운데, 법률 전문가들은 계약 해제의 열쇠가 될 복잡한 법리들을 제시하고 있다.


전매제한 피하려다 '현금청산' 함정에…잔금일 전날 날아온 비보


투기과열지구이자 토지거래제한구역. A씨는 조합원 소유의 재개발 아파트를 사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았다.


문제는 전매제한 기간이었다. 이를 피하고자 양측은 '매매를 목적으로 한 전세계약'을 맺고, 별도의 '매매약정서'를 작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꿈에 그리던 내 집 마련이 눈앞에 다가온 듯했다. 계약금과 중도금을 순조롭게 지급한 A씨는 잔금 지급 및 입주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잔금일 바로 전날, 부동산에서 충격적인 연락이 왔다. 해당 매물은 매매 시 현금 청산 위험이 있어 거래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조합원 지위를 넘겨받아 아파트를 소유하려던 계약의 근본 목적이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A씨는 즉시 매도인에게 계약 해제와 계약금 및 중도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건 적반하장의 답변이었다. 매도인은 "계약 원금을 돌려줄 수 없다"며 "오히려 당신 때문에 다른 현금 흐름이 막혀 손해가 막심하니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부분준공'은 '준공'인가?…법 해석 못하는 정부, 발만 동동 구르는 매수인


이 사태의 진원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의 모호한 규정 하나다. 도정법 제39조 제2항 제5호는 특정 조건에서 조합원 지위 양도를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A씨가 계약한 매물은 '착공일로부터 3년 이상 준공되지 않은 건축물을 3년 이상 소유한 자'라는 예외 조항에 해당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미 2년 전, 아파트 일부 동에 대해 입주가 가능한 '부분 준공' 상태였다. 이 '부분준공'을 법에서 말하는 '준공'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시청도, 부동산도, 심지어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마저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지 못할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거래를 이어갈 수 없게 된 A씨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갔다.



계약 해제 가능할까? 변호사들 "이행불능보다 불안의 항변"


법률 전문가들은 당장 '이행불능'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한다.


전종득 변호사는 “현재 사정만으로 ‘이행불능에 따른 해제’가 바로 인정될지는 불확실​합니다"라고 전제하며, "단순히 “현금청산 위험이 있다. 해석이 갈린다”는 정도는 통상 이행불능(권리이전 불가가 확정된 상태)으로 보기 어렵고, 이 경우에는 오히려 ​잔금지급을 유보(불안의 항변)​하는 방식이 주로 문제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현금청산 위험이라는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잔금 지급을 거절할 권리가 있다는 의미다.


김동훈 변호사 역시 “잔금 기일 당시 조합원 지위 승계의 객관적 불확실성이 존재했다면, 민법상 불안의 항변권을 행사하여 잔금 지급을 정당하게 거절할 여지가 존재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반면 임현수 변호사는 “조합원 입주권 승계는 본 매매계약의 가장 핵심적인 목적이므로, 목적물이 현금청산 대상에 해당할 위험이 크다면 매도인의 이행불능 또는 A씨의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하실 수 있습니다”라며 계약 해제 가능성에 힘을 싣기도 했다.


'꼼수 계약' 자체가 무효?…숨겨진 쟁점과 중개사 책임


일부 변호사들은 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전매제한을 피하기 위해 체결한 '전세 계약+매매 약정' 구조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훈 변호사는 이면계약의 법리에 대해 “전매제한 회피를 목적으로 체결된 전세계약 및 매매약정 자체가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가 될 가능성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경우 계약 해제가 아닌 부당이득반환 청구로 법리를 전환하여 원금을 회수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애초에 법을 위반한 계약이므로 원인무효를 주장해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한편,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부동산 중개사의 책임 문제도 거론된다. 전종득 변호사는 “중개사가 ​거래규제·이용제한 등 중요사항을 성실·정확히 설명할 의무​가 있으므로(전매제한/현금청산 위험 포함), 위반 소지가 있으면 ​중개사 손해배상​도 검토 대상입니다”라고 짚었다.


A씨로서는 매도인뿐만 아니라 중개사를 상대로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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