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파혼하고 다른 사람과 연애를 시작한 전 연인에게 보상받는 법
나와 파혼하고 다른 사람과 연애를 시작한 전 연인에게 보상받는 법
"결혼 앞두고 생각 많다" 갑작스러운 이별 선언⋯알고보니 다른 사람 만나
변호사 "파혼 과실, 전 연인에게 있다면 손해배상 청구 가능"

결혼을 앞둔 A씨에게 오랜 연인 B씨는 폭탄 선언을 했다. “우리 헤어지자.” 별 도리 없이 A씨는 B씨를 보내줬다. 6개월 뒤 A씨에게 전해진 소식. B씨가 파혼한 이유가 ‘양다리’ 때문이라는데. 큰 배신감을 느낀 A씨는 B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결혼할 날만 기다리고 있던 A씨에게 오랜 연인 B씨가 이별을 고해왔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단지 "결혼을 앞두고 생각이 많아졌다"고만 했다.
B씨의 갑작스러운 이별 선언에 A씨는 일단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했다. B씨도 이에 동의는 했지만, 다음 날부터 B씨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혼자 남겨진 A씨는 상견례 및 결혼식장 등 결혼을 위해 예약했던 계약을 혼자 처리해야 했다.
그러다 얼마 뒤, 우연히 친구로부터 B씨의 소식을 들었다. B씨가 다른 사람과 사귀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지인들 사이에서는 그 사람 때문에 A씨와 B씨가 헤어졌다고 소문이 났다고 했다. 사귄 시기와 파혼 시기도 겹친다. 일명 '양다리'를 걸치다 자신과 파혼한 것 같다. 큰 배신감에 일이 손에 안 잡히는 A씨. 자신에게 고통을 준 B씨에게 꼭 보상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결혼식장을 잡아둔 정도라면 두 사람 사이를 약혼을 한 사이로 보는 것에는 무리가 없다.
대법원은 "약혼은 결혼을 하려는 둘 사이의 합의만 있으면 성립한다"며 "특별한 형식을 거칠 필요 없이 성립한다"고 판시했는데, 변호사들이 보기에 A씨와 B씨의 경우 결혼을 하려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법은 "약혼을 해제한 때에는 당사자 일방은 과실있는 상대방에 대하여 이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06조 제1항)고 규정하고 있다. 상대방의 잘못으로 약혼이 해제됐다면, 책임을 지라는 취지다.
이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유 역시 민법에 정해뒀다. 제804조에 따르면 아래와 같이 8가지 사유에 해당한다면 약혼을 해제할 수 있다고 했다.
①약혼 후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②약혼 후 성년후견개시나 한정후견개시의 심판을 받은 경우
③성병, 불치의 정신병, 그 밖의 불치병이 있는 경우
④약혼 후 다른 사람과 약혼이나 혼인을 한 경우
⑤약혼 후 다른 사람과 간음한 경우
⑥약혼 후 1년 이상 생사가 불명한 경우
⑦정당한 이유 없이 혼인을 거절하거나 그 시기를 늦추는 경우
⑧그 밖에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만약, B씨가 A씨와 결혼을 준비하며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⑤약혼 후 다른 사람과 간음한 경우"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설사 B씨가 "파혼 후에 다른 사람과 만났던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해도 책임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B씨 행동은 "⑦정당한 이유 없이 혼인을 거절하거나 그 시기를 늦추는 경우"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이별과 그 이후 전해진 B씨 소식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이런 정신적인 피해도 손해배상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법에 따르면 가능하다. 우리 법은 "재산상 손해 외에 정신상 고통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민법 제806조 제2항)고 정해뒀기 때문이다.
소송을 제기하려면 A씨는 어떤 내용을 준비해야 할까. 법무법인 유안 서울사무소의 안재영 변호사는 △B씨가 일방적으로 파혼을 통보한 사실 △B씨가 이별 통보 후 새로운 연인과 만남을 시작했다는 사실 △B씨의 새로운 연애가 결혼 준비 시점과 겹친다는 사실 등을 증거로 확보해두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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