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원 다이어트 계약, 이틀만에 해지 요구했더니
천만원 다이어트 계약, 이틀만에 해지 요구했더니
'환불불가' 서명했으니 위약금 내라는 한의원

1,000만 원 다이어트 프로그램 계약 이틀 만에 해지를 요구하자, 한의원이 324만 원의 위약금을 요구했다. / AI 생성 이미지
1,000만 원짜리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계약하고 이틀 만에 해지를 요구하자 한의원이 위약금 324만 원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계약서도, 부작용 설명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소비자. 과연 위약금 폭탄 없이 전액 환불받을 수 있을까?
놀랍게도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은 한목소리로 '전액 환불이 타당하다'는 쪽으로 모였다.
'단순 변심'이라며 324만원 떼겠다는 한의원
소비자 A씨는 지난 4월 25일, 한 한의원에서 12개월치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1,000만 원을 일시불로 결제했다. 고가에 망설이자 할인과 추가 시술을 조건으로 계약을 유도받았고, 태블릿에 '단순 변심 환불 불가, 위약금 10%' 등의 동의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정작 계약서는 받지 못했다. 귀가 후 계약 내용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음을 깨달은 A씨는 이틀 뒤인 27일 오전 즉시 해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한의원은 "단순 변심"이라며 위약금 10%와 맞춤 한약값 등을 공제해야 한다며 처음에는 676만 원, 이후에는 741만 6천 원만 환불해 주겠다고 버텼다. 약은 뜯지도 않은 상태였지만, 맞춤 조제라 폐기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계약서 안 주면 '환불 기간'은 시작도 안 된다
법률 전문가들은 한의원의 주장이 법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핵심은 '계약서 미교부'다.
법무법인 테오의 김영하 변호사는 "본 계약은 방문판매법상 계속거래에 해당한다"며 "방문판매법 제30조는 계약 체결 시 계약서의 즉시 교부를 의무화하고 있다. 계약서를 교부받지 못한 경우 청약철회 기간 자체가 기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즉, 소비자가 계약서를 받지 못한 이상, 14일 이내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청약철회' 기간은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한의원이 주장하는 "지체 없이 제공하면 된다"는 해명은 소비자에게 불리한 해석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도모의 김상훈 변호사 역시 "계약서 미교부는 단순히 서류 전달의 지연 문제가 아니라, 질문자님의 청약철회 기간조차 진행되지 않게 만드는 중대한 결함"이라고 강조했다.
'전액 환불 가능'… 전문가들 이구동성, 왜?
전문가들은 '설명의무 위반'도 중요한 쟁점으로 꼽았다. 의약품이 포함된 프로그램임에도 부작용을 고지하지 않은 것은 한의사의 설명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서명했다는 '단순변심 환불불가' 조항 역시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는 "단순 변심 환불 불가 조항은 소비자의 정당한 해지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효력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직 뜯지도 않은 약값을 공제하겠다는 주장도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안준표 변호사는 "해지 요청이 결제 후 이틀 만이고, 의약품이 미개봉이며, 택배 물품도 해지 후 집화되었다면 258만 원 내지 324만 원을 공제하는 방식은 과다하다고 다툴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법적으로 계약의 효력을 다투어 위약금 및 약값 공제 없는 전액 환불 청구가 상당히 타당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소비자원 신고, 내용증명부터… 실질적 대응은?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대응 방안으로 우선 내용증명 발송을 추천했다. 김상훈 변호사는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미교부와 설명의무 위반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계약 해지 및 전액 환불을 강력히 통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사업자가 이를 거부할 경우,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하거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법무법인 심 심규덕 변호사는 "사업자가 거부할 경우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신청 또는 카드사 항변 절차를 병행하시고, 필요시 민사소송을 검토하시기 바란다"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A씨의 경우, 결제 이틀 만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약품도 미개봉 상태인 만큼, 법적 절차를 통해 전액 환불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