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면 등장하는 '가짜뉴스'…이에 경고의 메시지 던진 한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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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이면 등장하는 '가짜뉴스'…이에 경고의 메시지 던진 한 판사

2021. 04. 02 11:45 작성2021. 04. 08 18:10 수정
김재희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zay@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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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회의원 총선 달군 투표용지 여섯 장

재판부 "단지 몇 그램, 몇 십원에 불과한 종이를 훔친 것 아니다"

"표현의 자유는 보장해야 하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사실을 허위로 작출하는 것'은 제외"

서울과 부산이라는 초대형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가 포함된 4·7 재보궐선거의 막이 열렸다. 뜨거운 열기만큼 선거용 가짜뉴스의 등장 위험도 높아진 상황이다. /연합뉴스⋅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자신의 기존 지식과 다른 정보는 무조건 가짜뉴스로 치부하는 태도가 증가하는 등의 폐해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러한 폐해는 정치적 사안에서 그 정도가 심하고, 이는 우리 정치 현실을 극단주의와 혐오주의의 장으로 인도한다."


오늘(2일) 오전 6시 사전투표를 시작으로 4·7 재보궐선거의 막이 열렸다. 서울과 부산이라는 초대형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를 포함하는 탓에, 선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만큼 가짜뉴스 등장 위험도 높아진 상황이다.


선거철이면 빠지지 않고 모습을 드러내는 가짜뉴스. 이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한 판사가 있었다. 의정부지법 제13형사부 정다주 부장판사가 그 주인공이다.


"표현의 자유는 보장해야 하지만 '가짜뉴스'는 제외다"

이 판결문은 이모(당시 65세)씨가 비례대표 투표용지 6장을 몰래 가지고 나와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에게 전달한 사건(2020고합284)을 다뤘다.


이씨는 공직선거법위반과 야간방실침입절도 혐의로 지난해 12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이었다.


정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무거운 처벌을 내린 이유를 밝혔다.


"가짜뉴스는 그로 인한 개인적·사회적 피해가 막심한 반면, 그 특성상 일단 전파되고 나면 마땅한 대응 방안이 없다"며 "결국 사후적으로 엄격한 사법적(司法的) 심사·검토를 거친 후, 위법행위에 해당하여 그 한계를 벗어난 것이 명확한 경우에는 엄정하게 대응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정치적 '견해' 표명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지, '정치적인 이유로 사실을 허위로 작출(만들어냄)하는 것'에 대한 자유까지 포함하지 아니한다."


정치적 의견을 표현할 자유는 어디에나 있고 누구나 보장받을 수 있다. 정 부장판사는 가짜뉴스까지 그 자유를 보장해줄 필요는 없다고 봤다.


"단지 몇 그램, 몇 십원에 불과한 종이를 훔친 것 아니다⋯자유민주주의 제도 그 자체"

"피고인이 침해한 것은, 무게로는 단지 몇 그램, 제작 비용으로는 단지 몇 십원에 불과한 종이 6장의 재산적 가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피고인이 침해한 것은 선거의 공정성 그리고 그것으로 뒷받침되어야 할 공권력에 대한 신뢰, 자유민주주의 제도 그 자체이기도 하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봤다. 투표용지를 훔친 단순 절도 사건으로 보지 않은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씨가 전달한 투표용지는 민 전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힘을 실어줬다. 같은 해 5월 11일 민 전 의원은 이씨에게 받은 투표용지를 들고 '국회의원 총선거에 개표조작이 있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민 전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반박하고자 언론인 대상 투·개표 시연회를 열기도 했다.


판결문에서 정다주 부장판사는 가짜뉴스가 이씨를 부추기고, 이씨의 행동이 다시 가짜뉴스를 부추긴 것으로 파악했다. "(기자회견을) 근거로 한 각종 주장이 동영상 공유 서비스 등을 통하여 불특정 다수인에게 무분별하게 전파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범행을 방치할 경우 이는 가짜뉴스나 음모론의 양산, 포퓰리즘 정치인의 득세, 자유민주주의 제도의 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로톡뉴스= 김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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