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 보낸 고소장…"괜히 더 무거운 처벌받을까 걱정됩니다"
국회의원이 보낸 고소장…"괜히 더 무거운 처벌받을까 걱정됩니다"
기사에 댓글 달았다가 받은 모욕죄 고소장⋯"징역 가능성" 이야기에 겁나
변호사들의 예상 "초범인 경우 높은 확률로 벌금형⋯단, 선처 가능성 없을 것"

한 국회의원에게 악플을 달았다가 모욕죄로 고소를 당한 A씨. 그런데 해당 국회의원 지지자들이 보내온 엄벌탄원서가 200부 가까이 된다고 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나라 거덜 나게 만든 X."
한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주민을 만났다는 내용의 기사. 해당 국회의원에게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던 A씨는 포털 뉴스 댓글창에 위와 같은 글을 남겼다. 시간이 흘러 A씨가 기사에 댓글을 달았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있던 어느 날, A씨는 경찰서에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자신이 그 국회의원에게 모욕죄 고소를 당했다고 했다.
그리고 A씨는 경찰에게 더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국회의원 지지자들이 보내온 엄벌탄원서가 200부 가까이 된다는 것. 그러면서 경찰은 얼마 전 국회의원에게 욕했다가 실제로 징역형을 받은 사례를 들려줬다.
별생각 없이 남긴 댓글 한 줄이 자신을 이렇게 고통스럽게 만들 줄 몰랐다.
우리 형법은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이다.
다만, 대다수의 변호사들은 '벌금형"을 예상했다. 법무법인 해냄의 조대진 변호사는 "상습적으로 댓글을 단 것이 아니라면 실형보다는 벌금형에 그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LawTalk)이 확보한 판결문 DB로 모욕죄 형량 분석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면, 벌금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84.7%였다.
하지만 A씨 댓글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벌금형보다 무겁게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실형 선고는 잘 나오지 않지만, 사실관계에 따라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A씨가 걱정되는 것은 상대방이 국회의원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자신이 저지른 범행보다 과한 죗값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윈스의 박희정 변호사는 "피해자가 국회의원이라는 점과 엄벌탄원서가 200부 가까이 접수됐다는 점 등이 실형 선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보다 범죄 행위 횟수나 내용, 합의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선처를 받아 형량을 낮추는 방향은 힘들 것으로 변호사들은 봤다.
안병찬 변호사는 "고소인이 국회의원이라면 고소 목적이 합의금이 아니라 일벌백계(一罰百戒)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악플도 범죄'라는 의미로, 다른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고소를 결정했을 것이라는 취지다.
박희정 변호사도 "합의를 안 해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문을 잘 작성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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