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입금했는데 취소되나요?" 섣불리 넣었다가 '전액 몰수' 당한다
"계약금 입금했는데 취소되나요?" 섣불리 넣었다가 '전액 몰수' 당한다
문자 한 통이 수천만 원을 가른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부동산이나 고가의 물품 거래 시 계약금을 입금한 후 개인적인 사정으로 계약을 취소해야 할 때가 있다. 이때 많은 매수인이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 막연히 기대하지만, 법적인 현실은 냉혹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대방의 귀책사유가 없는 단순 변심의 경우 계약금은 해약금으로 추정되어 반환받기 어렵다.
민법 제565조에 따르면 다른 약정이 없는 한 계약금은 해약금의 성질을 가진다. 즉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매도인은 배액을 상환해야만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약이 없다면 이미 지급한 돈은 계약 해제를 위한 비용으로 간주되어 공중으로 사라지게 된다.
가계약금은 환불된다는 착각, 판례로 깨지다
정식 계약서 작성 전 물건을 선점하기 위해 보내는 이른바 '가계약금'에 대해서도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대다수는 본계약 전이니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법원은 이를 엄격하게 판단한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8. 12. 11. 선고 2018가소21928 판결을 살펴보면 이러한 법리가 명확히 드러난다.
해당 사건에서 법원은 가계약을 체결하고 가계약금을 지급한 후 매수인이 스스로 본계약 체결을 거부한 경우, 다른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가계약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가계약금 역시 매매계약 체결 의사를 밝히는 증거금이자 해약금의 성질을 갖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계약 불발 시 전액 반환한다'는 식의 명시적인 특약이나 녹취, 문자 합의가 없다면 가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패소할 확률이 매우 높다.
위약금 특약과 증거 싸움, 한 줄 문구가 핵심이다
계약금이 단순 해약금을 넘어 손해배상의 기준인 '위약금'으로 인정되려면 계약서에 반드시 특약이 존재해야 한다. 만약 "채무불이행 시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한다"라는 조항이 있다면, 실제 손해액을 입증하지 않아도 계약금 전액이 손해배상액으로 상대방에게 귀속된다.
반면 이러한 위약금 특약이 없다면 계약이 해제되더라도 계약금이 당연히 몰수되는 것은 아니며, 매도인은 실제 입은 손해만을 입증해 청구해야 한다.
결국 소송에서는 계약의 성립 여부와 특약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관건이다. 종이 계약서가 없더라도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내용, 입금 내역 등이 처분문서에 준하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단순히 구두로 약속한 내용은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려우므로, 계약금을 보내기 전 반환 조건을 문자나 녹음으로 남겨두는 치밀함이 필요하다.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으므로, 계약금 입금 버튼을 누르기 전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