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서 '20살' 영상 봤는데…'아청물' 자동재생, 처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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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서 '20살' 영상 봤는데…'아청물' 자동재생, 처벌될까?

2025. 09. 29 12:4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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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본 영상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일지 모른다는 공포…단순 시청도 1년 이상 징역, '고의성' 입증이 관건

'20 살' 문구가 적힌 트위터 영상을 무심코 본 A씨의 심장이 처벌에 대한 공포로 쿵 내려앉았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이거 아청물 아냐?"…트위터 자동재생에 '철렁' 공포, 처벌 기준은?


"이거 혹시 아청물 아냐?"

스무 살(20) 문구가 적힌 트위터 영상을 무심코 본 A씨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의도치 않은 자동재생이었지만, 만약 영상 속 인물이 생일이 지나지 않은 만 19세라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아청물)' 시청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가 그를 덮쳤다.


“보려고 본 게 아니라 짧은 영상이 계속 다음 영상으로 넘어간 것뿐인데, 단순 시청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결국 A씨는 밤잠을 설치다 법률 상담의 문을 두드렸다.


'20살' 문구 믿었다가 처벌?…열쇠는 '알고 봤나' 여부


A씨의 사례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법적 딜레마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핵심은 영상 속 인물이 법적으로 '아동·청소년'인지, 그리고 영상을 본 A씨에게 '고의'가 있었는지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은 만 19세 미만인 사람을 아동·청소년으로 규정한다. 여기에는 만 19세가 되는 해를 맞았지만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은 사람도 포함된다. 영상에 '20살'이라고 적혀 있었더라도, 실제 나이가 만 19세 미만이라면 해당 영상은 아청물이다. 겉모습이 성인 같은지는 법적 판단 기준이 될 수 없다.


결국 처벌의 칼날은 '고의성'을 향한다. 법무법인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는 “아청법은 ‘아청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 시청한 자’를 처벌한다고 명시한다”며 “게시글 제목이나 미리보기 등 정황상 아청물임을 알 수 없었다면 처벌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A씨가 '20살'이라는 표기를 믿었고, 청소년일 것이라고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면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할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이거 아청물 같은데?'라고 의심하면서도 계속 본 경우에만 처벌 대상이라는 뜻이다.


A씨가 밤잠 설친 이유…'n번방'이 바꾼 아청법의 무게


A씨가 밤잠을 설치는 이유는 명확하다. 2020년 'n번방 사건' 이후 괴물처럼 무거워진 아청법 처벌 규정 때문이다.


과거 소지만 처벌하던 법은 이제 아청물을 구입하거나 ‘아청물임을 알면서 시청’한 행위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시켰다. 아청법 제11조 제5항은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벌금형 없이 곧바로 징역형부터 시작하는 중범죄로 취급하는 것이다. A씨의 불안이 괜한 것이 아니었던 셈이다.


변호사들 "처벌 어렵다"면서도… "안일한 대응은 금물" 경고, 왜?


다행히 법률 전문가들은 A씨처럼 의도치 않은 자동재생으로 짧게 시청한 경우, 실제 처벌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은다.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청소년 음란물임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우연한 접근은 고의성이 없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특히 영상을 의도적으로 찾은 게 아니라 자동재생으로 접했고, 인지 후 바로 넘긴 행위는 계속적 시청 의사가 없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안일한 대응'은 금물이라고 경고한다. 법무법인 리버티의 김지진 변호사는 “막연하게 사건화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추상적 답변은 위험하다”며 “사건화 가능성에 미리 대비해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법적 방어 논리를 세워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트위터를 통해 아청물을 시청한 혐의로 입건된 다수의 사건에서 기소유예나 선고유예 처분을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며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 자체를 가볍게 봐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법원도 "알았다는 증거 없으면 무죄"…그래도 남는 불안감


사법부의 판단 역시 '고의성'에 대한 엄격한 증명을 요구한다. 실제로 부산고등법원은 2023년 한 아청물 소지 사건에서 “피고인이 시청한 영상이 아청물인지를 알 수 있는 증거가 전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2022노96). 내가 본 영상이 아청물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했다는 증거가 없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의 무죄 판결이 A씨의 불안까지 지워주지는 못한다. '실수'와 '호기심'이라는 방패 뒤에 숨기엔, 디지털 성범죄라는 낙인의 무게가 너무나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오늘도 수많은 A씨가 SNS 피드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예비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 이것이 2024년 대한민국 디지털 세상의 또 다른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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