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감에 올린 '교수 미투' 글, 공무원 지망생 발목 잡나?
정의감에 올린 '교수 미투' 글, 공무원 지망생 발목 잡나?
“고소가 무섭다”며 삭제했지만, 신상 특정 가능 댓글 달려
처벌 피할 열쇠 ‘공익성’과 ‘진실성’
공무원 임용 '벌금 액수'가 판가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같은 여자로서 피해자가 안타깝고, 이 문제가 잘 해결되길 바라는 순수한 마음이었다."
공무원 임용을 꿈꾸는 A씨는 어느 교수가 제자를 상대로 성폭력을 저지르고 낙태를 종용했다는 내용의 트위터 글을 접했다.
그는 정의감에 불타 해당 교수의 실명을 포함한 폭로 글을 그대로 복사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하지만 몇 시간 뒤, “고소가 무섭다”는 현실적 두려움에 게시물의 제목과 내용을 삭제했다.
그러나 이미 그의 글에는 교수의 신상을 특정할 수 있는 댓글과 링크가 달린 뒤였다.
장래 공무원이 되기를 희망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선한 의도가 혹여 명예훼손이라는 범죄로 돌아와 인생의 발목을 잡을까 A씨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공익 vs 비방, '생존의 갈림길'은?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이번 사안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처벌을 피할 핵심 열쇠로 ‘공익성’과 ‘진실성’을 꼽았다.
법무법인 게이트의 김범석 변호사는 “본 사안은 공적 권한을 가진 대학교수의 학생에 대한 성폭력 의혹으로, 사회적 관심사이자 다른 피해 예방을 위한 공익적 폭로의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100% 사실은 아니다'라는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며 “일부 허위가 포함된 경우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이 적용되어 제310조의 면책이 인정되지 않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법률사무소 한강의 고용준 변호사 역시 “사실을 일부만 파악한 상태라면 위험이 크다”며 “타인의 글을 그대로 옮긴 경우에도 게시자는 별도의 확인의무를 부담하는 취지로 판단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즉, ‘공익적 목적’이라는 방패가 단단해지려면, 게시 내용이 ‘진실’이거나 최소한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음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벌금형만으로 공무원 임용이 막히진 않아
공무원 임용을 꿈꾸는 A씨에게는 처벌 수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단순 명예훼손 벌금형만으로 공무원 임용이 곧바로 막히는 것은 아닐 수 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명예훼손죄로 벌금형을 받는 것은 공무원 임용 과정에서 법적인 결격사유로 작용하지 않으니 안심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벌금 액수’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행법상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3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따라서 재판까지 가기보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사건을 마무리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수사 초기 단계에서 기소유예와 같은 불기소 처분을 목표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사건을 가장 안전하게 마무리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