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때 딸아이 성추행한 남자 아이가 같은 학교로 배정돼…"딸을 보호할 법 없나?"
유치원 때 딸아이 성추행한 남자 아이가 같은 학교로 배정돼…"딸을 보호할 법 없나?"
아동 간 성적 문제는 형사책임이 제한되지만,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

A씨의 딸이 유치원 시절 그를 성추행한 남자아이와 같은 학교로 배정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A씨가 현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는?/셔터스톡
초등학교에 입학한 A씨의 딸이 최근 갑자기 울면서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지난해 유치원 다닐 때 같은 반 남자아이가 갑자기 자기의 성기를 보여주고, 몇 시간 후에는 화장실 가는데 뒤따라와 딸의 동의 없이 바지와 팬티를 벗겼다는 것이다.
딸은 당시에 무서워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는데, 잠들기 전 자꾸 생각이 떠오르고 불안한 마음이 들어 그동안 꾹꾹 참다가 이야기를 한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 가해 아동이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고, 초등학교도 딸과 같은 학교로 배정받아 다니고 있다는 점이다. 딸은 그 남자아이를 마주치는 것을 두려워하는데, 학교 측은 유치원 다닐 때 발생한 사건이라 크게 도움은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경우에 법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있는지, A씨가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형사처벌은 못 하지만 소년법상 보호처분이나 학교 내 조치는 가능
법무법인(유한) 한별 이주한 변호사는 “피해 내용은 단순한 또래 간 장난 수준을 넘어서, 정서적 학대 및 아동 간 성적 문제행동에 해당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짚었다.
이 변호사는 “비록 가해 아동이 형사미성년자(만 10세 미만)라 처벌은 어렵지만, 보호자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로 판단될 여지도 있다”고 했다.
예서 법률사무소 배재용 변호사는 “법적으로 아동 간 성적 문제는 형사책임이 제한된다”며 “해당 남아가 만 10세 미만이기에 형사미성년자(형법 제9조)로서 형사처벌은 불가능하지만, 소년법상 보호처분이나 학교 내 조치는 가능하다”고 말한다.
“형사책임은 어렵더라도 피해 아동의 불안, 수치심, 정서적 외상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초등학교와 교육청에 대해 학교 내 분리 조치 및 생활지도 요청 가능
이주한 변호사는 “CCTV 영상이 남아있지 않더라도 자녀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다면, 정신과 진단서 등과 함께 간접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며 “실제로 피해 시점 이후에 불안 증상이나 수면장애가 발생했다면, 소아정신과 진료를 받아 객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이후에 경찰이나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정식 신고를 하여 조사 개시를 요청할 수 있고, 초등학교와 교육청에 대해 학교 내 분리 조치 또는 생활지도 요청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치원 시절 일이라 하더라도 현재 가해 아동과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상황을 고려할 때 정당한 요청”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법무법인 심앤이 이지훈 변호사는 “일단 교육청에 진정부터 제기해야 학교 측에서 말을 듣고 최소한의 조치를 하게 된다”며 “현실적으로 가해 아동을 전학 보낼 수는 없지만, 같은 반 배정을 막고 접근금지 경고 조치를 하는 정도는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