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의식불명인데⋯성년후견으로 지정된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의식불명인데⋯성년후견으로 지정된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는 것 같습니다"
성년후견인 지정돼도⋯변경 사유 발생하면 법원에 변경신청 가능
친족 가운데 마땅한 사람이 없다면 가정법원에서 지정한 전문가 후견인 선임 가능

어머니의 의식불명 상태가 지속되자 태도가 변한 아버지. 성년후견인으로 지정된 아버지가 가족들은 우려된다. /셔터스톡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어머니. 이에 어머니를 돌볼 성년후견인으로 아버지가 지정됐다.
그런데 어머니의 의식불명 상태가 지속되자 아버지의 태도가 조금씩 변했다. 어머니의 사고 보상금으로 주택을 구입하더니 급기야 어머니 병원비까지 연체됐다. 거기에 요즘 들어 새로운 여성과의 만남이 잦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변해가는 아버지가 가족들은 우려된다. 이를 이유로 어머니의 성년후견인을 변경하거나 취소하고 싶은데, 가능할까?
민법은 질병·장애·노령 등으로 정신적 제약을 가진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성년후견제도를 두고 있다. 각종 능력이 부족한 성인은 후견인을 지정해 이들의 보호를 받으라는 취지다. 후견인은 법원의 감독을 받아 그의 재산관리와 일상생활을 보호하고 지원하게 된다.
이렇게 지정된 성년후견인은 변경할 수 없는 걸까. 아니다. 성년후견인이 피후견인의 복리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되면 성년후견인을 변경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아버지가 성년후견인으로 적당하지 않다는 증거를 첨부한다면 인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는 "이 사안의 경우 당사자인 어머니의 복리를 위해 후견인변경 신청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송 변호사는 "가정법원에서는 '법정후견인이 후견인변경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후견인을 변경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고 덧붙였다(서울가정법원 2006. 8. 28 선고 2006느단199 판결).
이를 위해 법원에 그 사유를 상세히 소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특히 아버지의 외도 사실이 입증되면 법원이 후견인변경 조치를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옳은법률사무소의 문지원 변호사는 "아버지를 후견인으로 선임한 이후에 부당한 일들이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법원에 정확히 적시하면서 후견인변경을 요청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변호사는 "아버지가 배우자로서 적절한 보호를 하고 후견하는 대신 다른 이성과 부적절한 만남을 유지하며 어머니는 방치하고 있는 게 확실하다면, 후견인변경 판단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은율법률사무소의 박은정 변호사도 "아버지가 외도하고 있다면 이는 재판상 이혼 사유에도 해당하므로, 후견인 변경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성년후견인은 대부분 친족으로 선정된다. 하지만 마땅한 사람이 없다면 가정법원에서 변호사, 법무사, 사회복지사, 세무사, 공인회계사, 법인 등을 후견인으로 선임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선임된 전문가 후견인에게는 매달 일정한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