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사설 큐레이션> ‘北 목선 사건 은폐 없었다’ 누가 믿겠나…“국정조사하라”
<신문 사설 큐레이션> ‘北 목선 사건 은폐 없었다’ 누가 믿겠나…“국정조사하라”

여야는 4일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 등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 실시 여부를 두고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 목선이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삼척항에 입항한 사건에 대해 정부가 3일 “경계작전의 과오는 인정하지만, 사실을 축소·은폐하려던 정황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경계작전 실패 책임을 물어 합참의장 지상작전사령관 해군작전사령관을 엄중 경고 조치하고 육군 8군단장을 보직해임하기로 했습니다.
국무조정실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북한 소형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한 합동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조사결과 북한 목선이 삼척항으로 입항하는 장면이 인근 소초에서 운영하는 지능형영상감시장비, 해경·해수청·삼척수협 CCTV에 촬영됐지만 전혀 식별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육군 23사단은 동해 해경청으로부터 최초 상황 및 북한 목선 예인 상황을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북한 목선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삼척항에 정박할 때까지 57시간 동안 감시·경계망이 뻥 뚫렸고 군·해경의 유기적인 대응 태세에도 큰 허점이 있었음을 드러냈습니다.
언론은 정부가 공개한 사건전말을 두고 “군과 정부는 심각한 안보 구멍을 국민에게 단순한 사건으로만 인식시키려 했다”며 “미덥지 못한 설명과 해명에 국민은 분통을 터트렸다”고 전합니다. 언론은 정부가 경계작전 실패만 인정하고 청와대 개입·은폐 의혹은 부인하자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통해 다시금 진상을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국민일보 “北 목선 사건에 은폐 없었다는 조사결과 누가 믿겠나”
국민일보는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보완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뒷북 대응이 아닐 수 없다”며 “북한 목선이 우리 영해를 헤집고 다니고 항구에 입항할 때까지 군·해경은 까맣게 몰랐는데, 경계작전에 실패한 군·해경이 이적행위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신문은 “정부는 청와대 개입 논란도 부인했다”며 “하지만 청와대 재가를 받지 않고 국방부나 합참 단독으로 국가안보 관련 사안을 처리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신문은 “남북, 북·미 관계를 고려해 정무적으로 대처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정부 발표에도 은폐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한 점 의혹 없이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한겨레 “‘총체적 경계 부실’, 이래서야 군 신뢰할 수 있겠나”
한겨례는 “군경 기관 간 상황 공유 및 협조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하는데, 한마디로 총체적인 태만과 부실이 아닐 수 없다”며 “이런 군경을 믿고 국민이 어떻게 안심하고 잠을 잘 수 있겠는가. 경계 시스템과 장비의 전반적 검토·개편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습니다.
신문은 “정부는 사건 초기 목선 발견 지점을 ‘삼척항 인근’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선 ‘초기상황을 안이하게 판단해 충분하고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 것일 뿐 축소·은폐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는데, 그런 해명을 믿을 국민이 얼마나 있을지 자문해보길 바란다”고 지적합니다. 또 그렇게 면죄부를 주는 건 군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사설은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군사적 긴장이 낮아진다고 대치지역의 경계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며 “군사적 긴장 완화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경계·작전에선 만전을 기해야, 국민은 우리 군을 든든히 믿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중앙일보 “총체적 안보 부실 ‘북한 목선 사건’ 봉합 대신 국정조사하라”
중앙일보는 “해상 및 해안 경계작전 실패, 늑장 보고와 엉성한 상황 전파체계, 안이한 안보 인식, 눈속임 발표 등 모든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그런도 군과 정부는 심각한 안보 구멍을 국민에게 단순한 사건으로만 인식시키려 했다”고 비판합니다.
신문은 “안이하게 상황을 판단했다는 게 조사결과”라며 “콘트롤 타워인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사건 축소·은폐의 시발점이 아닌지 의문은 조사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전혀 가시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청와대가 사건이 더 불거지지 않도록 유도하지 않았는지도 궁금하다고 했습니다.
사설은 “정부는 동해안을 책임진 8군단장을 해임하고 합참의장 등 주요 지휘관에 엄중 경고를 했다지만, 총체적 안보 부실사건을 그냥 이대로 넘어갈 수는 없다”며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통해 다시금 진상을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조선일보 “北 목선 ‘입항’이 ‘인근’ 둔갑, 靑 지시 아니면 가능하겠나”
조선일보는 “이번 은폐 의혹의 핵심은 지난 15일 목선 최초 발견 장소에 대해 해경·경찰·합참검열단이 전부 ‘삼척항 입항’이라고 상부에 보고했는데 이틀 뒤 국방부 브리핑에서 ‘삼척항 인근’으로 둔갑한 이유와 경위였다”며 “삼척항까지 자력으로 ‘입항’했다면 ‘표류’가 아니라 ‘귀순’이라는 뜻으로, 김정은 심기를 건드릴 사안”이라고 말합니다.
신문은 “‘인근’ 발표의 진실을 밝히려면 대책을 주도한 청와대 직접 조사가 필수적이었지만 합동조사단은 청와대 근처에도 가지 못했고, 오히려 청와대가 조사 발표에 간여했다는 각종 의혹을 대신 부인했다”고 꼬집었습니다. .
사설은 “우리 군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이 바로 청와대의 김정은 눈치 보기”라며 “누가 북 목선 사건의 진상을 왜곡하고 거짓말을 지시했는지 밝혀야 하며, 국회 국정조사는 이럴 때 하라고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