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의 기만 결혼, 아내 명의로 상간녀 신혼집 청약한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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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의 기만 결혼, 아내 명의로 상간녀 신혼집 청약한 남편

2025. 09. 08 10:0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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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혼인 무효' 확정…전문가들 '용서 공증' 취소 및 재산상 손해배상 가능

아내는 남편의 불륜을 용서한다는 공증서까지 써줬지만, 돌아온 것은 더 큰 배신과 기만이었다./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내 이름으로 상간녀와 살 신혼집을?…6년간의 거짓 결혼, 그 끝에서 마주한 배신


6년간 서류상 부부였던 남편이 상간녀와 살 신혼집을 아내 명의로 몰래 청약해 당첨된 기막힌 사연이 알려졌다. 아내는 남편의 불륜을 용서한다는 공증서까지 써줬지만, 돌아온 것은 더 큰 배신과 기만이었다.


해외에 거주 중인 A씨는 남편 B씨와 혼인신고만 했을 뿐, 함께 산 적 없이 연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던 중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상간녀 소송을 통해 3천만 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 이후 남편 B씨는 “혼인을 무효로 돌려주면 모든 것을 바로잡겠다”며 눈물로 용서를 구했다. A씨는 그의 말을 믿고 ‘혼인 무효 시 모든 것을 용서한다’는 내용의 공증서까지 작성해 주었다.


하지만 B씨의 약속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그는 공증을 받은 뒤에도 상간녀와 동거를 이어갔고, 심지어 A씨의 서류를 몰래 빼돌려 ‘신혼부부 주택청약’에 신청해 당첨까지 됐다. A씨의 이름과 자격이 남편과 상간녀의 보금자리를 위해 도용된 것이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결국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해 6년간의 서류상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B씨는 A씨의 서류를 훔쳐 청약에 사용한 혐의(공정증서불실기재, 사문서위조 등)로 재판에 넘겨져 모두 유죄 취지의 구약식 처분(벌금형 약식재판)을 받았다. A씨는 “남편이 재판에서 ‘내가 용서 공증을 빌미로 회유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의 눈물을 믿었다"…배신으로 돌아온 '용서 공증'의 무게


A씨는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준비하고 있지만, 과거 작성해 준 ‘용서 공증서’가 발목을 잡을까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A씨를 속여서 받아낸 공증은 효력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공증서 작성 당시 상대방은 진정한 반성 없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A씨를 속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민법상 ‘기망(속임수)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해 공증의 효력 자체를 취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B씨의 거짓말에 속아서 해준 용서는 법적으로 무효라는 의미다. 설령 공증이 유효하더라도, 그 ‘용서’의 범위가 사문서위조와 같은 새로운 범죄까지 포함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내 이름으로 청약 당첨?"…사라진 내 집 마련의 꿈, 돈으로 받을 수 있나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손해배상의 범위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물론, 남편의 범죄로 날아간 ‘재산적 가치’도 배상받을 수 있을까.


법무법인 한설 이종윤 변호사는 “무단 청약신청으로 A씨가 잃어버린 ‘신혼부부 청약 기회’라는 재산적 손해도 청구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일생에 한 번뿐일 수 있는 소중한 청약 자격이 박탈된 만큼, 상당한 액수의 배상이 인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남편의 기만으로 혼인 관계가 파탄 난 정신적 피해와 더불어, 내 집 마련의 꿈이라는 현실적 기회를 잃은 재산상 피해까지 모두 법의 심판대에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를 공증해준 변호사가, 나를 고소한 남편의 변호사로?"


사건의 불씨는 또 다른 곳에도 있었다. A씨와 B씨의 ‘용서 공증’을 담당했던 법무법인이, 이후 형사사건에서 남편 B씨의 변호를 맡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는 “이는 변호사법이 금지하는 ‘이해충돌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쪽 당사자의 비밀을 알고 있는 로펌이 상대방을 변호하는 것은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심 변호사는 “손해배상 소송 과정에서 해당 공증의 신빙성과 공정성을 문제 삼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혼인무효 판결과 남편의 형사 처벌 기록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손에 쥔 A씨의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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