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세 어머니 사망 한 달 전, 남동생이 내 집에 6천만원 근저당…말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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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세 어머니 사망 한 달 전, 남동생이 내 집에 6천만원 근저당…말소 될까?

2026. 08. 06 11:4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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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소유주는 누나, 명의는 치매 앓던 어머니…남동생은 명의신탁 사실 알면서도 설정

20년간 어머니 명의로 등기해 둔 집에 남동생이 몰래 6천만 원 근저당을 설정했다. / AI 생성 이미지

20년간 어머니 이름으로 등기해 둔 집에 남동생이 몰래 6,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A씨. 심지어 91세 고령의 어머니가 치매 증상을 앓다가 돌아가시기 불과 한 달 전에 벌어진 일이었다.


어머니는 1년 전 A씨에게 집을 물려준다는 유언공증까지 마친 상태였다. 명의신탁 사실을 잘 알던 남동생이 어머니의 정신이 온전치 못한 틈을 타 재산에 손을 댄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


A씨는 남동생이 설정한 근저당권을 무효로 하고 집을 온전히 지킬 수 있을까?


91세 어머니 사망 직전, 남동생이 설정한 6000만원 근저당


A씨는 약 20년 전 집을 한 채 매수했지만, 등기부상 명의는 어머니 앞으로 해 뒀다. 이른바 '명의신탁' 관계였다. 당시 계약을 중개했던 공인중개사가 바로 남동생 B씨였기에, B씨는 이 집의 실질적인 주인이 누나인 A씨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A씨의 어머니는 지난 2023년, A씨에게 이 집을 물려준다는 내용의 유언 공증까지 마쳤다. 그런데 91세 고령의 어머니가 사망하기 약 한 달 전, B씨는 어머니를 모시고 가서 해당 부동산에 자신을 채권자(근저당권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6,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당시 어머니는 노쇠한 데다 몇 달 전부터 치매 증상까지 보이고 있었다. A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몇 달이 지나서야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 이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어머니가 정신이 온전치 않은 상태에서 B씨에게 이용당한 것이라고 보고 근저당권을 말소할 방법을 찾고 있다.


핵심은 '실제 빚이 있었나'…입증 책임은 남동생에게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근저당권을 말소할 방법은 있다. 변호사들은 A씨가 어머니의 의사결정 능력 부재를 입증하는 것보다 더 확실한 길이 있다고 조언했다. 바로 남동생 B씨와 어머니 사이에 6,000만 원의 빚(피담보채권)이 실제로 존재했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근저당권은 담보할 채권이 있어야 유효하다. 만약 실제 오간 돈이 없다면 그 근저당권은 원인무효가 된다.


법률사무소 평정 김단 변호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외삼촌이 외할머니에게 실제로 돈을 빌려준 사실이 있는지를 따지는 것"이라며 "근저당권의 기초가 된 채권 존재는 근저당권자인 외삼촌이 입증해야 하므로, 송금내역·차용증·이자 지급 자료가 없다면 피담보채권 부존재를 이유로 말소청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환 김상훈 변호사 역시 "근저당권은 피담보채권에 부종하므로 채권이 존재하지 않으면 등기는 원인무효"라며 "채무자 측이 채권의 발생원인을 다투는 경우 그 존재는 근저당권자가 주장하고 증명하여야 한다"고 짚었다. B씨가 실제 돈을 빌려줬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근저당권은 말소될 가능성이 크다.


'치매 증상'과 '명의신탁 인지'는 유력한 간접 증거


물론 어머니의 의사능력 부재를 이유로 근저당권 설정을 무효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변호사들은 병원 기록이 없는 상황에서 이를 입증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봤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실제 소송에서는 상당히 어렵다"며 "가족 진술은 이해관계 문제로 신빙성 공격을 받기 쉽고, 요양보호사 진술도 '근저당권 설정 당일에 법률효과를 이해할 수 없었다'는 점까지 단정적으로 뒷받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어머니의 치매 증상과 남동생 B씨가 모든 상황을 알고 있었다는 점은 근저당권 설정의 부당함을 입증할 강력한 정황 증거가 된다. B씨가 명의신탁 사실을 알면서도 어머니의 불안정한 상태를 이용했다는 의심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우리 대법원 판례는 타인의 부동산임을 알면서도 명의수탁자(외할머니)의 배신행위에 적극 가담하여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행위를 민법 제103조의 반사회질서 법률행위로 보아 무효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A씨의 집이라는 걸 알면서도 치매 증세의 노모를 이용해 근저당을 설정한 행위 자체가 불법이라는 취지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도 "명의신탁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외삼촌이 실질 소유자인 어머니 몰래 근저당권을 설정한 정황은, 근저당권 설정이 외할머니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것이 아님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정황증거가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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