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번인데 괜찮겠지?”…‘가짜 신부’ 알바, 당신을 전과자로 만드는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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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인데 괜찮겠지?”…‘가짜 신부’ 알바, 당신을 전과자로 만드는 덫

2025. 12. 04 13:1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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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대행 업체 통해 '파혼 결혼식' 신부 역할 제안 받아…'문제없다' vs '사기 공범' 법조계 갑론을박

결혼식에서 돈을 받고 신부 역할을 해주는 '가짜 신부' 아르바이트는 하객을 속여 축의금을 편취하는 행위이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신부 역할만 해주면 100만 원."

돈이 급했던 A씨의 귓가에 달콤한 제안이 파고들었다.


파혼한 신랑을 위해 하객들 앞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웃어주기만 하면 되는 '꿀알바'. 하지만 A씨의 심장은 이내 쿵 내려앉았다. "축의금은 신랑 측이 모두 갖는다"는 조건 때문이었다.


하객들의 축복을 돈으로 바꾸는 이 기묘한 결혼식, 정말 아무 문제가 없는 걸까? 혹시 나도 모르는 사이 사기 범죄의 공범이 되는 것은 아닐까?


"단순 알바일 뿐" vs "전청조와 다를 바 없다"…변호사들의 불꽃 튀는 논쟁


이 사안을 두고 변호사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백지은 변호사(법률사무소 가온길)는 "형사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김혜린 변호사(케이앤케이 법률사무소) 역시 "사기죄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김 변호사는 "사기는 기망행위(속이는 행위)로 돈을 편취해야 하는데, 아르바이트생은 대행업체에서 돈을 받을 뿐 하객에게 직접 돈을 받는 게 아니다"라며 "축의금은 증여의 성격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동엽 변호사는 단호하게 "형사적으로 문제가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결혼도 안 하면서 결혼식을 열어 축의금을 받는 것은 하객에 대한 사기죄가 성립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신부 대행은 사기죄의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법조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사법부의 최종 판단은 현 변호사의 경고에 무게를 싣는다.


법원의 서슬 퍼런 경고 "가짜 결혼식, 예외 없는 사기다"


사기죄(형법 제347조)는 다른 사람을 속여 재물을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얻는 경우 성립한다. 법원은 결혼할 의사 없이 결혼을 미끼로 돈을 받아내는 행위를 전형적인 사기 범죄로 본다.


가짜 결혼식의 경우, 하객들은 신랑과 신부가 진짜로 부부가 된다고 믿고 축하의 의미로 축의금을 낸다. 하지만 신부가 가짜이고 결혼이 처음부터 거짓이었다면, 하객들은 속아서 돈을 낸 셈이다. 이는 하객들을 상대로 한 '기망행위'이며, 이를 통해 축의금을 받은 신랑 측은 '재산상 이익'을 얻은 것이 된다.


특히 A씨처럼 돈을 받고 신부 역할을 한 사람은 범행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기에, 법에서는 이를 범죄를 함께 기획하고 실행한 '공동정범'으로 본다. 단순 아르바이트라는 항변이 통하기 어려운 이유다.


실제 법원은 역할대행 업체를 고용해 가짜 부모님을 내세워 결혼 사기를 친 사건에서 사기죄를 인정한 바 있다.


형사처벌에 민사소송까지…'꿀알바'의 혹독한 대가


만약 가짜 결혼식 사실이 발각되면, A씨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우선 신랑, 역할대행 업체와 함께 사기죄의 공범으로 형사 재판에 넘겨질 수 있다. 사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범죄다.


형사 처벌이 끝이 아니다.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하객들은 신랑과 A씨 등을 상대로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불법적인 내용의 계약은 민법상 무효이므로(민법 제103조), A씨가 역할대행 업체로부터 아르바이트비를 받지 못하더라도 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렵다.


결국 순간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가짜 신부' 역할을 수락했다가는, 진짜 피고인석에 앉게 될 수 있다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엄중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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