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속였다" 스폰남의 고소…법조계 "사기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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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속였다" 스폰남의 고소…법조계 "사기죄 안돼"

2026. 03. 12 16:0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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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성관계 강요하더니…수감 중 '적반하장' 고소

스폰 만남을 가진 여성이 남성에게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지만, 남성이 불법촬영 등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 AI 생성 이미지

생활고에 시달려 스폰 만남을 시작한 여성이 상대 남성으로부터 사기 및 성매매 혐의로 고소당했다. 남성은 여성이 학력을 속여 돈을 뜯어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자신은 불법 촬영과 성관계 강요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법률 전문가들은 학력을 속인 행위와 금전 지원 사이에 법적 인과관계가 없어 사기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남성을 상대로 역고소가 가능한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SKY만 만나" 한마디에 시작된 거짓말


가족 간병과 생활고에 내몰린 한 여성은 데이팅 어플을 통해 한 남성을 만났다. 남성은 자신을 여러 채의 건물을 가진 임대업자라고 소개하며, 모든 금전적 지원을 약속했다.


여성은 그의 제안을 받아들여 4~5개월간 매달 4차례 만나며 성관계를 가졌고, 그 대가로 병원비와 학원비 등을 지원받았다.


문제는 남성이 평소 자신이 SKY 대학 중 한 곳을 나왔다거나, "지금까지 변호사나 의사만 만나 왔다"는 식의 얘기를 많이 하면서 시작됐다. 여성은 남성이 학력을 묻는 순간, 사실대로 말하면 관계가 끊길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덜컥 학력을 속이고 말았다.


위치추적, 불법촬영…'스폰'의 탈을 쓴 착취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스폰 계약이 아니었다. 남성은 여성에게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라고 요구해 경제적으로 자신에게 완전히 의존하게 만들었다.


급기야 A씨가 여러 사람과 관계를 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여러 사람들을 본인이 직접 구해서 A씨와 관계를 하도록 시키기도 할 만큼 노골적인 요구도 서슴지 않았다. 여성의 동의 없이 휴대전화에 위치 추적 어플을 설치하고,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하는 모습까지 목격됐다.


여성은 "이렇게 본인이 시키는 거 다 해 주면 돈을 주겠다고 하였던 상황이었고, 저는 그 사람만 믿고 전부 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당시의 절박했던 심정을 토로했다.


"학력 사기 당했다"…수감 중 날아온 고소장


얼마 뒤, 여성은 남성의 직업과 학력이 모두 거짓이었으며, 그가 현재 다른 범죄로 수감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충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옥중에 있는 남성이 스스로 성매매 사실을 자수하며 여성을 '성매매' 혐의로 고소하고, 여성이 학력을 속여 돈을 편취했다며 '사기죄'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자신이 저지른 불법 행위는 뒤로한 채, 피해자를 되레 범죄자로 모는 적반하장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법조계 "사기죄 성립 불가…오히려 남성이 범죄자"


법률 전문가들은 남성의 사기죄 주장은 성립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캡틴법률사무소 박상호 변호사는 "본 사안은 애초부터 스폰만남을 조건으로 금원을 증여받는 것이기 때문에, 의뢰인의 '학력'으로 인해 금원을 제공받은 것이 아닙니다"라며 학력과 금전 지원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 역시 "학력을 속인 것이 사기 혐의라면, 이 혐의는 상대방의 재산상 손해와 인과관계가 없으므로 부정할 수 있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성매매 혐의에 대해서도 법무법인 시우 김연수 변호사는 "법원은 스폰계약에 대하여 성매매로 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성매매 혐의 역시 충분히 방어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변호사들은 오히려 남성의 불법촬영, 위치추적, 성관계 강요 행위가 각각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위치정보보호법 위반, 강요죄 등 중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여성이 피해자로서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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