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니까 그냥 해주세요" 말만 믿고 휴대전화 비대면 개통해줬다가 고소당할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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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니까 그냥 해주세요" 말만 믿고 휴대전화 비대면 개통해줬다가 고소당할 '위기'

2021. 03. 27 11:1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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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비대면 개통해줬는데 "대신 서명하는데 동의한 적 없다"고 주장하는 손님

손님들을 위해 편의상 종종 해왔던 비대면 개통. 그런데 몇 달 전 휴대전화를 개통한 손님에게 "사문서위조로 고소하겠다"며 갑자기 연락이 왔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휴대전화 판매일을 하는 A씨는 최근 불안에 떨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진짜 고소당하면 어떡하지?"


바빠서 매장 방문이 힘들다며 오히려 손님 B씨가 요청했던 일이었다. 이전에도 다른 손님들을 위해 편의상 종종 해왔던 일이었다. 그런데 몇 달 뒤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사문서위조로 고소하겠다"는 B씨의 연락. 앞서 비대면 개통을 진행하면서 A씨가 대신 서명한 것이 불법이라고 했다. 하지만 A씨는 억울하다. 분명 당시에 해당 사항에 동의했고, 그 뒤 개통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손님 B씨는 대체 어떻게 그 휴대전화를 쓰고 있단 말인가.


하지만 손님 B씨는 발뺌하고 있는 상황이라 답답하기만 하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걸까.


상대방 허락 승낙받고 대신 서명한 것은 죄가 안 돼

우리 형법 제231조는 다른 사람의 권리문서를 위·변조했을 때 사문서 위조죄로 처벌하고 있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상대방의 허락을 받은 뒤 이뤄진 것이라면 문제가 없다"는 공통적인 분석을 내놨다. 명의자인 B씨 동의하에 맺어진 계약이기에 '사문서위조'라고 보긴 어렵다는 취지였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는 "타인의 명의를 권한 없이 사용하는 것을 처벌하는 것이 사문서위조"라면서 "A씨가 B씨의 허락을 받고 사인을 대신 한 게 사실이라면 이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B씨에게 동의받은 사실을 A씨가 입증해야 하는데, 상대방이 발뺌을 할 때는 상황이 복잡해진다.


'변호사 이연랑 법률사무소'의 이연랑 변호사는 "전화 기록이나 문자, 혹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확인해 상대방에게서 동의를 받았음을 적극적으로 주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비대면 개통 요청은 '대신 서명에 동의'로 추정될 수 있어

하지만 고객이 대리 서명을 허락했다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다 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고객이 비대면 개통을 요청했다는 정황이 사실상 대리 서명을 허락한 것으로 '추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진규 변호사는 "상대가 자신은 대리 서명을 승낙한 적이 없다면서 A씨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수사기관이 A씨가 서명하게 된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정황상 승낙이 추정되었음이 입증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B씨가 계속 압박해 영업에 지장이 온다면, 영업방해죄 등으로 고소하는 것도 고려해보라고 하 변호사는 조언했다.


'법무법인 윈스'의 박희정 변호사 역시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박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사문서위조는 명의자 '몰래' 문서를 위조했을 때 성립한다"면서 "명의자인 B씨가 휴대전화 개통을 원한 상황이었다면 A씨가 서명을 대신하는 것에 대해 명의자가 동의했을 것으로 '추정'될 수 있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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