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녀로 지목돼 맞았는데…상대방 아내, 폭행·스토킹으로 처벌 가능할까요?
상간녀로 지목돼 맞았는데…상대방 아내, 폭행·스토킹으로 처벌 가능할까요?
머리채 잡히고 '휴대폰 내놔' 위협…거부 의사 밝혔는데도 '집에 찾아간다' 반복 연락

상간 소송 중 상대방 아내에게 폭행·협박을 당한 경우, 객관적 증거가 부족해도 목격자 진술로 형사 고소가 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상간녀로 지목돼 민사 소송을 당한 A씨는 최근 상대방 남성의 아내 B씨로부터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 B씨는 A씨를 만나자마자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머리채를 끌었으며, 이후에도 집으로 찾아가겠다는 등 연락을 멈추지 않았다.
A씨에겐 폭행 당시의 사진이나 진단서, CCTV 영상도 없다. 가진 증거라곤 가족 한 명의 목격담과 B씨가 보낸 문자·전화 기록뿐이다. 상간 소송을 당한 입장에서, A씨는 B씨의 폭력적인 행동에 대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증거 부족한 폭행, 목격자 진술만으로 처벌 가능할까?
변호사들은 CCTV나 진단서 같은 객관적 증거가 없더라도 형사고소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특히 폭행 장면을 직접 본 목격자가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올해 3월 중순, B씨를 만나자마자 얼굴을 주먹으로 맞고 머리채를 잡혔다. 남앤김 법률사무소 김도훈 변호사는 "상대방이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 끌었다면, 폭행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병원 진단서나 사진이 없더라도 폭행죄는 상처가 발생해야만 성립하는 범죄가 아니며, 현장을 본 가족의 진술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한강 김전수 변호사 역시 "폭행 장면을 직접 본 목격자가 있다는 점은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며 "진단서가 없더라도 곧바로 처벌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법률사무소 평정 김단 변호사는 "가족 목격자의 경우 이해관계인이라는 이유로 진술의 신빙성이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사건 직후 주고받은 문자나 지인에게 알린 내역 등 보강 증거를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휴대폰 내놔' 위협은 강요죄, 반복된 연락은 스토킹 범죄
B씨의 행동은 폭행에 그치지 않았다. 변호사들은 B씨가 A씨를 위협하며 휴대폰 통화 내역을 보여 달라고 요구한 행위와 이후 반복적으로 연락한 행위에도 각각 다른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때릴 듯한 제스처를 취하며 강제로 휴대전화 잠금을 풀고 통화 내역을 보여달라고 압박한 행위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만드는 형법 제324조 강요죄 또는 그 미수범을 구성할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변호사들은 A씨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B씨가 연락을 멈추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법무법인 대환 김상훈 변호사는 "그만 해달라는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전화를 엄청 많이 걸고 문자를 계속 보내며 집에 찾아온다고 연락한 행위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한대섭 변호사 또한 "그만해 달라고 요청한 이후에 남겨진 문자 내역과 부재중 통화 기록은 이 범죄를 입증할 객관적이고 실질적인 자료가 된다"고 강조했다.
상간 소송 중 형사고소, 불리하게 작용하진 않을까?
A씨처럼 민사 소송의 피고 입장에서 상대방을 형사 고소하는 것이 소송에 불리하게 작용할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B씨의 행위가 법의 테두리를 넘은 이상, 별개의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대섭 변호사는 "민사상 상간 소송의 피고 입장에 놓여 있다고 해서 상대방의 이러한 사적인 폭력이나 협박을 그대로 감내해야 할 법적 의무는 어디에도 없다"며 "형사 사건이 접수되면 상대방 역시 심리적인 압박을 받게 되며, 이는 향후 민사 소송 과정에서 위자료 액수를 조율할 때 방어 수단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무작정 처벌만 밀어붙이기보다 이 형사적 쟁점을 지렛대 삼아 얽혀 있는 민사 소송에서 상호 불간섭이나 위자료 방어를 이끌어내는 전체적인 판짜기가 중요하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기도 했다.
법률사무소 길 길기범 변호사는 "고소장 접수 시 '신변보호 조치(잠정조치)'를 함께 신청하면, 상대방이 집 주변 100m 이내로 접근하거나 전화를 거는 행위를 즉시 법적으로 금지할 수 있다"는 실질적인 조언을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