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풍 영상’ 쏟아내는 소라2…日 콘텐츠단체, 오픈AI에 법적 경고
‘지브리풍 영상’ 쏟아내는 소라2…日 콘텐츠단체, 오픈AI에 법적 경고
지브리 vs 소라2
오픈AI '옵트아웃' 딜레마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가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AI) 서비스 '소라2'를 출시한 오픈AI에 강력한 법적 조치를 요구하며 AI 저작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는 지브리를 회원사로 둔 일본 콘텐츠해외유통촉진기구(CODA)가 최근 오픈AI에 공개 서한을 보내 회원사의 콘텐츠를 허락 없이 AI 학습에 이용하지 말 것을 촉구하면서 시작됐다.
CODA는 "소라2가 기존 일본 콘텐츠와 유사한 영상을 대량으로 생성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일본 콘텐츠를 AI 학습 데이터로 무단 사용한 결과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소라2 출시 이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나 '지브리 풍'의 이미지를 AI로 손쉽게 생성하는 유행이 확산된 바 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AI 학습 과정에서 저작물을 복제하여 사용하는 행위가 과연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AI가 생성한 결과물이 원저작물과 실질적으로 유사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다.
오픈AI '옵트아웃'의 딜레마: 한국 법에선 치명적인 약점
오픈AI는 저작권자가 콘텐츠 사용 금지를 요청해야만 학습 대상에서 제외하는 '옵트아웃(opt-out)'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콘텐츠를 일단 이용한 뒤 나중에 이의를 제기하라는 방식이다.
하지만 CODA는 이 방식이 한국 저작권법의 근본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한다. 한국 저작권법은 저작물의 사용에 대해 저작권자의 사전 허락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저작권법 제46조는 저작재산권자가 다른 사람에게 그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법률 전문가들은 "사후 이의 제기를 통해 침해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제도는 한국 법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오픈AI의 옵트아웃 방식이 법적 한계를 가진다고 분석한다.
저작권 침해 행위로 만들어진 물건을 그 사실을 알고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하는 것 역시 침해로 보기 때문이다.
AI의 학습 행위, 저작권 '복제'인가? 법적 쟁점 3가지
법률 분석에 따르면, 지브리 측 주장은 단순히 '결과물'의 유사성을 넘어 AI의 '학습' 단계 자체에 법적 책임을 묻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1. AI 학습 과정, 복제권 침해인가?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처리하는 과정은 저작권법상 '복제'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복제는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이 과정에서도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하다. AI 학습이 저작권법 제35조의5의 '공정이용' 항변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향후 법정에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2. 생성된 영상의 실질적 유사성 및 의거관계
소라2가 생성한 영상이 지브리 콘텐츠의 '창작적인 표현형식'과 실질적으로 유사한지 여부가 침해 판단의 주요 기준이 된다. AI가 지브리 콘텐츠를 학습 데이터로 사용했다는 사실(접근가능성)과 생성된 영상의 유사성이 인정된다면, AI가 기존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의거관계가 사실상 추정될 수 있다.
3. 2차적저작물 작성권 침해
AI가 생성한 영상이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창작성이 부가되지 않았다면 무단 복제로 볼 수 있다. 만약 새로운 창작성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원저작물에 기초하여 작성되었기에 원저작자의 허락 없이 만들었다면 2차적저작물 작성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
지브리의 법적 구제 방안과 미흡한 AI 저작권 정책
법률 검토 결과, 지브리의 주장에는 AI 학습 과정에서의 복제권 침해, 생성물의 실질적 유사성, 2차적저작물 작성권 침해 등 여러 측면에서 법적 근거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브리는 오픈AI에 대해 저작권법에 따라 AI 학습 및 생성물 배포의 중지를 청구할 수 있으며(침해정지 청구), 침해 행위로 인한 이익 또는 권리 행사로 받을 수 있는 금액에 상응하는 액수를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 나아가 형사처벌 규정도 존재한다.
다만, AI 학습 및 생성과 관련된 국내외 판례가 거의 없어 법적 불확실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향후 AI 기술의 발전에 발맞춰 AI 학습을 위한 저작물 이용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고,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학습용 데이터 제공 시스템을 국가적 차원에서 구축하는 등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