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사칭해 8천만 원 털어간 일당…법원 ‘집행유예’ 논란
군부대 사칭해 8천만 원 털어간 일당…법원 ‘집행유예’ 논란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선고된 '예상 밖 중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하며 8천만 원이 넘는 피해금을 편취한 일당 3명이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범행을 주도하지 않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참작했으나, '징역 3년'의 중형을 선고하는 동시에 장기간의 보호관찰과 사회봉사를 명하며 보이스피싱 관련 범죄에 대한 엄중한 경고를 던졌다.
"고수익 미끼에 넘어간 수거책들... 軍부대 사칭 기망에 8천만 원 편취"
이번 사건은 A, B, C 세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발생했다.
이들 조직은 사칭, 대출 빙자 등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하는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을 사용했다.
피고인 C은 2025년 2월경 성명불상의 조직원으로부터 "돈을 받아 전달해주면 수수료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수거책 업무를 맡기로 했으며, 이후 지인인 A, B을 끌어들여 범행을 순차적으로 공모했다.
A와 B은 C의 지시에 따라 자신들 명의의 계좌로 피해금을 송금받아 현금으로 인출한 후 C에게 전달하는 '수거책' 역할을 담당했다.
이들이 가담한 범죄 수법은 '군부대 사칭'이었다. 성명불상의 조직원은 2025년 2월경 피해자 F이 운영하는 업체에 '중사 OOO'을 사칭하며 접근해 전기드릴 견적을 요청하며 친분을 쌓았다.
이후 "군부대에서 사용할 전투식량을 민간인이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다. 구매 후 부대에 공급해주면 더 비싼 값에 매입하겠다"고 피해자를 속였고, 다른 조직원은 전투식량 판매업체 과장을 사칭하며 구매대금을 송금하도록 기망했다.
결국 피해자 F 등 6명은 이들의 거짓말에 속아 2025년 2월 17일 하루 동안 A 명의 계좌로 전투식량 구매대금 명목으로 합계 81,740,000원을 송금했다.
피고인들은 이 돈을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분산 이체하는 방식으로 수거해 C에게 전달했으며, C은 수수료를 분배하고 나머지를 조직 계좌로 송금했다.
특히 C은 범죄수익인 보이스피싱 피해금 15,660,000원을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까지 위반한 혐의도 추가됐다.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주범 아니어도 장기간 보호관찰 명령"
재판부는 피고인 A와 B에게는 사기 혐의만을 적용하여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고, 피고인 C에게는 사기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여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눈여겨볼 점은 법원이 이들에게 징역형의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택했으나, 그 기간과 보호관찰 명령은 매우 엄중하다는 것이다.
피고인 A와 C에게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 피고인 B에게는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되었다.
여기에 더해 세 피고인 모두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A와 C에게 240시간, B에게 160시간의 사회봉사가 명해졌다.
이는 피고인들이 범행 전반을 주도하지 않았고, 범행 후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하거나 공탁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으며, 동종 범죄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이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한 결과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 전반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이 사건 범행으로 실제 취득한 이득도 편취금액과 비교하여 비교적 크지 아니한 점" 등을 참작했음에도, 징역형의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동시에 장기간의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명령을 통해 재범 방지에 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피고인들은 실형은 면했지만, 5년에 달하는 장기간 동안 보호관찰을 받으며 사실상 법원의 감시 아래 놓이게 되었다.
한편, 피해자들이 신청한 배상명령은 배상 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는 이유로 모두 각하되었다.
이 판결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단순 가담한 '수거책'이라 할지라도, 그 역할과 가담 정도를 불문하고 중형을 피할 수 없는 현재의 사법적 경향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