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빌려줬는데, 도박에 탕진한 전 연인...지금 돈 돌려 받을 수 있을까?
2000만원 빌려줬는데, 도박에 탕진한 전 연인...지금 돈 돌려 받을 수 있을까?
월 100만원씩 갚겠다더니 말 바꾸는 전 연인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전 연인 B씨에게 약 2000만원을 빌려줬다. B씨가 보이스피싱 피해로 힘들어하며 투잡까지 뛰고 있다는 말을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B씨가 그 돈을 도박에 탕진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월 100만원씩 갚겠다던 약속도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A씨의 손에 남은 것은 B씨가 지난해 12월 모바일 앱으로 작성해 준 차용증 한 장뿐.
그런데 상환 만기일이 2028년 12월로, 3년 넘게 남았다. B씨는 "다다음 달부터 갚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A씨는 지금 당장 법적 조치를 통해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차용증 만기 3년 뒤인데… 지금 당장 2000만원 청구될까
변호사들은 A씨가 차용증, 메신저 대화, 통화 녹음 등 증거를 잘 갖추고 있어 돈을 빌려준 사실 자체를 입증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봤다. 연인 관계였단 이유로 '빌린 돈이 아닌 증여'라고 주장하기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언제' 받을 수 있느냐다. 다수의 변호사들이 차용증에 적힌 상환 만기, 즉 변제기(2028년 12월)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원칙적으로 채무자는 정해진 변제기가 오기 전까지는 돈을 갚지 않아도 될 권리, 즉 '기한의 이익'을 갖기 때문이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상환기한이 남아 있으면 지금 전액을 청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기한의 이익'을 무력화하는 장치가 있다. 바로 '기한이익 상실' 특약이다.
법무법인 유수 유수빈 변호사는 "차용증에 '매월 100만 원씩 지급하고, 연체하면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여 잔액 전부를 즉시 변제한다'는 조항이 있다면 이미 여러 차례 미지급한 것을 근거로 전액 청구와 가압류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조항이 없다면 당장 청구할 수 있는 돈은 이미 지급일이 지난 연체된 분할금에 한정될 수 있다.
"갚겠다"는 말 믿지 말고 재산부터 묶어야
많은 변호사들은 B씨의 "갚겠다"는 말을 믿고 기다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도박 문제가 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재산을 빼돌리거나 모두 탕진해, 나중에 재판에서 이겨도 돈을 한 푼도 못 받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독촉보다 B씨의 재산을 묶어두는 보전처분을 서두르는 게 급선무라는 조언이 나왔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상대방의 재산 은닉이나 무자력이 우려되는 상황이므로 판결 이후 집행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대방 명의의 부동산 예금 채권 등에 대한 가압류를 미리 검토하시는 것이 실효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도 "도박으로 돈이 계속 빠져나가면 판결을 받아도 집행할 재산이 남지 않는다"며 "급여채권이나 예금에 가압류를 먼저 걸어두는 쪽이 회수 가능성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가압류는 소송 전이라도 신청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