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적 없는 악성 댓글로 고소당했다…모든 정황이 나를 가리킬 때 대응법
내가 쓴 적 없는 악성 댓글로 고소당했다…모든 정황이 나를 가리킬 때 대응법
IP·인증기록이 무죄 열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어느 날 경찰로부터 "악의적 댓글을 달아 고소됐다"는 연락을 받은 A씨. 그는 "25년 11월 22일 XX코리아에 악의적 댓글을 달아 고소를 당했다. 하지만 이 댓글은 제가 쓴 댓글이 아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수사관은 댓글이 달린 아이디가 A씨 어머니의 이메일로 가입됐고, A씨의 휴대폰 번호로 인증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A씨 어머니 메일함에는 사이트 가입 인증 메일이 없었고, 정작 A씨는 인증 문자를 받은 기억도, 기록도 없었다.
모든 정황이 A씨를 가리키지만, 정작 A씨에게는 자신이 행하지 않았다는 기억 외에 아무런 증거가 없는 막막한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해킹·도용 가능성…명의만으로 유죄 단정 못 해
과연 A씨는 처벌을 받게 될까. 법률 전문가들은 형사재판에서 범죄 사실의 증명 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며,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입증되지 않으면 유죄 판결을 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아이디 도용이 의심된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창원지방법원은 한 명예훼손 사건에서 "피고인이 사용하던 닉네임인 사실은 인정되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댓글을 작성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2015고단1666).
법원은 해킹이나 아이디 도용, 자동 로그인된 기기를 타인이 사용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인정하며, 계정 명의와 실제 사용자가 다를 수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IP·인증기록부터 확보하라"…변호사들이 말하는 대응법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객관적 증거 확보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실행 행위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증거 확보를 요청하는 것도 중요하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수사관에게는 로그인 IP와 평소 본인이 사용하는 기기의 접속 기록을 대조해달라고 요청하여 작성 당시의 접속 위치가 본인의 생활 반경과 일치하지 않음을 확인받는 것이 효과적이다"라며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단순 부인 넘어 명의도용 피해자로 맞서야"
변호사들은 소극적으로 혐의를 부인하는 데 그치지 말고, 오히려 명의도용 피해자로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이 경우에는 단순 부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명의도용 피해자라는 방향으로 진술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가해자를 향한 맞고소도 고려해볼 수 있다.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는 "오히려 A씨가 개인정보와 어머니 메일을 도용하여 타인에게 피해를 준 행위자에 대해 정보통신망법상 개인정보 도용으로 맞고소하는 것도 검토하기 바란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