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카톡 몰래 찍어 배우자에 전송…'폭행'까지 불렀다
동료 카톡 몰래 찍어 배우자에 전송…'폭행'까지 불렀다
상간 소송과 별개…정보 유출한 동료, 어떤 처벌 받나

A씨가 직장 동료의 PC 카카오톡 대화를 몰래 촬영해 배우자에게 전송하고 개인정보까지 유출했다. / AI 생성 이미지
직장 동료의 PC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몰래 촬영해 동료의 배우자에게 전송하고, 이로 인해 폭행 사건까지 벌어졌다.
불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상간자 소송 배상까지 마쳤지만, 사생활을 침해하고 폭행의 빌미를 제공한 또 다른 동료에 대한 법적 책임은 물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정보통신망법상 '비밀침해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으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도 따져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불륜 목격한 동료, 대화내용 몰래 찍어 배우자에게 전송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월 14일, 한 회사에서 시작됐다. 외도 관계이던 직장 동료 '갑(여)'과 '을(남)'이 회사 내에서 애정 행각을 벌이다가 다른 동료 '병'과 '정'에게 목격됐다.
잠시 후 '갑', '을', '병'이 자리를 옮겨 이 문제에 대해 대화하는 사이, 동료 '정'은 '을'의 PC에 로그인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몰래 촬영했다.
'정'은 이 사진을 '갑'의 배우자에게 즉시 전달했다. 이 사실은 '갑'의 배우자와 동료 '병'의 진술과 관련 카카오톡 대화 캡처를 통해 확인됐다.
연락처·연차까지 유출…결국 폭행으로 이어진 '2차 가해'
정보 유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정'은 엿새 뒤인 3월 20일, '갑'의 배우자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을'의 연락처와 연차 사용 여부 등 민감한 개인정보까지 공유했다.
정보를 손에 넣은 '갑'의 배우자는 이틀 뒤, '을'을 직접 찾아가 폭행을 가했다.
이 일련의 사건 이후 '갑'과 그 배우자는 협의 이혼했으며, '을'은 상간자 소송에 따라 1,5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며 불륜에 대한 법적 책임을 졌다.
그러나 '을'은 상간 책임과는 별개로, 자신의 사적 대화와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해 폭행의 원인을 제공한 '정'에게 법적 책임을 묻고자 했다.
핵심 쟁점: 정보통신망법 '비밀침해죄' 성립할까
전문가들은 '정'의 행위가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보통신망법 제49조는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보관되는 타인의 비밀을 침해하거나 누설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김일권 변호사는 "정보통신망법 비밀침해죄로 정에 대해서 형사고소하여 처벌할 수 있습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정찬 변호사 역시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하는 사안이며 고소가 가능해 보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대법원 판례(2017도15226)는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타인의 비밀을 취득하는 행위를 '침해'로, 이렇게 얻은 비밀을 제3자에게 알리는 것을 '누설'로 정의한다. '정'이 몰래 대화 내용을 촬영하고 이를 '갑'의 배우자에게 전달한 행위가 이 요건에 부합한다는 분석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가능성…관건은 '업무상 권한'
'정'이 '을'의 연락처나 연차 정보를 넘긴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도 있다. 유선종 변호사는 "'을'의 개인정보가 '갑'의 배우자와 '정' 사이에 공유된 사실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가능성을 검토할 여지도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 죄가 성립하려면 '정'이 인사팀 직원처럼 '업무상' 개인정보를 취급할 권한이 있는 상태에서 정보를 누설했어야 한다. 만약 단순히 동료로서 알게 된 정보를 넘긴 것이라면 해당 죄를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도 거론될 수 있으나, 해당 법은 '진행 중인 대화'의 녹음·청취를 규제하므로 이미 저장된 PC 카톡 내용을 촬영한 행위에는 적용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상간 책임과 별개… "형사 고소 및 손해배상 청구 가능"
결론적으로 '을'이 불륜에 대한 책임을 진 것과 '정'의 정보 유출 범죄는 별개의 사안이다.
최한겨레 변호사는 "벌금형 이상으로 나올 경우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한 사안입니다."라고 조언했다. 김경태 변호사 또한 "이러한 사건의 경우 형사처벌 외에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라며, 정보 유출로 인한 정신적, 신체적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관할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고소장을 제출하시면 됩니다."라며 구체적인 절차를 안내했다.
불륜이라는 '원인'이 있었더라도, 사적 비밀을 불법적으로 캐내고 유출해 또 다른 피해를 야기한 행위는 법의 심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