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층간소음 살인 사건… 변호사 "꼭대기층 이주 합의하고도 범행, 중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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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층간소음 살인 사건… 변호사 "꼭대기층 이주 합의하고도 범행, 중형 불가피"

2026. 01. 06 12:1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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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사무소로 피신한 피해자, 차로 문 부수고 진입해 살해

"우발적 아닌 계획 범죄"

천안 층간소음 살인 피의자 양민준 모습. /연합뉴스

"쿵, 쿵, 쿵."


누군가에게는 일상 소음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살의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된다. 층간소음 갈등이 끝내 살인으로 이어졌다. 이번엔 흉기를 들고 쫓아가, 차량으로 건물을 들이받는 '확인 사살' 수준의 범행이었다. 심지어 가해자를 위한 이주 대책까지 마련된 상황에서 벌어진 비극이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6일 방송된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최근 천안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살인사건의 전말과 층간소음 분쟁의 법적 쟁점을 다뤘다. 방송에 출연한 이수현 변호사(법무법인 로엘)는 이 사건을 법적인 시각으로 재구성했다.


"참을 만큼 참았다"는 가해자, 법원은 계획적 살인으로 볼 것

사건은 지난 2025년 12월 4일 오후, 천안시 쌍용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아랫집 주민 양모씨는 위층에서 들려오는 냉난방 분배기 교체 공사 소음을 참지 못하고 흉기를 들고 올라갔다.


양씨는 위층 주민인 70대 A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공사 업체 직원의 제지로 A씨가 관리사무소로 피신하자, 양씨의 행동은 더욱 대담해졌다. 자신의 차량을 몰고 관리사무소 출입문을 들이받아 부수고 진입해, 기어이 A씨를 숨지게 했다.


수사 과정에서 양씨는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조계의 시각은 싸늘하다. 이수현 변호사는 방송에서 "살인의 고의성을 판단할 때는 공격의 반복성을 중요하게 보는데, 양씨는 도주한 피해자를 끝까지 추격했다"며 "특히 차량이라는 위험한 물건으로 문을 파괴하고 2차 공격을 감행한 점은 확정적인 고의가 있었다는 결정적 증거"라고 분석했다.


감정을 추스를 시간이 있었음에도 더 잔인한 수단을 동원했다는 점에서 '우발적 범행'이라는 변명은 법정에서 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꼭대기 층 이주' 합의된 상태였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 비극을 막을 안전장치가 이미 마련돼 있었다는 점이다. 해당 아파트는 LH 공공임대주택으로, 관리사무소는 두 집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층간소음 관리위원회까지 열었다.


관리사무소 측은 아랫집 양씨에게 "아파트 꼭대기 층에 공실이 생기면 거주지를 옮겨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고, 협의까지 마친 상태였다.


이 변호사는 "피고인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더라도, 이미 이주라는 확실한 해결책을 약속받은 상황이었다"며 "그럼에도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 그리고 검찰 송치 과정에서 '윗집이 1층으로 갈 기회가 있었는데 안 갔다'며 책임을 전가한 점 등은 양형에서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사법부는 층간소음 살인에 대해 엄벌하는 추세다.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징역 20년, 서울고법은 징역 17년 등 중형을 선고하며 "층간소음이 살인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원칙을 확고히 하고 있다.


인테리어 소음, '65데시벨' 넘으면 배상 청구 가능

살인으로 비화하는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더라도, 층간소음은 일상을 파괴하는 주범이다. 특히 이웃 간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는 인테리어 공사 소음은 법적으로 어떻게 규정되어 있을까.


현행법상 공동주택 공사 소음의 법적 기준은 평일 주간 기준 65데시벨(dB)이다. 하지만 마루 철거 작업 등은 통상 이 기준을 훌쩍 넘는 70데시벨 이상의 소음과 진동을 유발하곤 한다.


이 변호사는 "단순히 공사 소음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은 어렵다"면서도 "고의로 기준을 위반하거나 동의 없이 무단 시공해 피해를 줬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해법은 증거와 제도다. 감정적으로 대응해 칼을 들거나 보복 소음을 내는 순간, 피해자는 가해자가 된다. 소음 측정 기록을 남겨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갈등 격화 시 즉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현재 국회에는 아파트 준공 후 소음 성능을 전수 조사하고, 기준 미달 시 준공을 불허하는 내용의 입법 청원이 제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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