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외도, 장례식장 아내 자리 꿰찬 상간녀
3년 외도, 장례식장 아내 자리 꿰찬 상간녀
"자식 위해 참았다"…배신당한 아내, 법의 심판은?

13년 전 시작된 남편의 외도는 현재 동거로 이어졌다. 최근 시어머니 장례식장에서 상간녀가 아내 행세를 한 것을 계기로 법적 대응을 고민 중이다. / AI 생성 이미지
11살 딸의 피아노 선생과 외도를 시작한 남편. 십수 년이 흘러 할머니 장례식장엔 어머니가 아닌 다른 여인이 ‘아내’ 자리를 지켰다.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참고 살아온 어머니는 이 길고 잔인한 배신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과거가 아닌 현재의 동거'가 혼인 파탄의 결정적 증거라며, 치밀한 증거 준비를 전제로 이혼 및 손해배상 소송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13년 묵은 상처, 장례식장에서 터져버린 눈물
모든 비극은 A씨가 11살이 되던 2011년 시작됐다. 아버지가 동창회에서 만난 여성과 외도를 시작한 것이다. 그 여성은 몇 주간 A씨 남매의 피아노 방문 교사이기도 했다.
A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어머니는 큰 충격으로 손목을 긋는 행동까지 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라고 털어놨다. 가족의 개입으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배신의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아버지는 다른 여성과 살 집을 구하기 위해 이사를 감행했고, 급기야 고등학생이 된 딸을 남겨둔 채 “전라도 광주로 발령되었다”며 집을 나갔다. 그 후 아버지는 주말에 들르더라도 술에 취한 채 잠만 자고 가는 손님처럼 변해 갔다.
결정타는 작년 9월, 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 터졌다.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오지 말라”고 통보했고, 아버지의 아내 자리에는 동거 중인 다른 여성이 앉아 있었다. A씨는 “어머니는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자식을 위해 참고 살았습니다”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오래된 외도'는 시효 끝?…'현재 동거'가 핵심 열쇠
A씨 아버지의 첫 외도 시점은 2011년경. 10년이 훌쩍 넘은 과거의 일만으로 법적 책임을 묻기에는 '소멸시효'라는 법적 허들이 존재한다.
한병철 변호사는 “과거 외도 사실만으로 현재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은 시효 문제로 인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부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 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위자료 청구권이 소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아버지의 부정행위가 ‘과거’가 아니고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시완 변호사는 “아버지가 현재까지 다른 여성과 동거하고 있다면 부정행위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시효는 현재 시점부터 기산됩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장례식에서 어머니를 배제하고 그 여성이 아내 자리에 앉은 사실, 광주에서의 동거 사실은 매우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배진혁 변호사 역시 현재의 동거 상태가 ‘악의의 유기(정당한 이유 없이 배우자를 버리는 행위)’라는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위자료, 재산분할… 어머니가 찾을 수 있는 권리는?
법률 전문가들은 어머니가 이혼 소송을 통해 크게 세 가지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첫째는 이혼 자체다. 아버지의 지속적인 부정행위와 가출, 동거는 명백한 이혼 사유(민법 제840조)에 해당한다.
둘째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다. 홍윤석 변호사는 “오래전 자료라도 현재의 동거 사실과 이어지는 증거로 활용된다면, 아버님과 상대 여성을 상대로 한 위자료(손해배상) 청구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의견을 냈다.
위자료 금액은 통상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사이에서 결정되지만,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증액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재산분할이다. 홍 변호사는 “아버님이 경제적 지원을 하셨더라도, 어머님께서 자녀들을 훌륭히 양육하며 혼인을 유지해 온 기여도가 인정되어 재산분할 청구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라고 가능성을 제시했다. 법원은 혼인 기간 중 형성된 재산이라면 명의와 상관없이 기여도에 따라 분할을 명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최광희 변호사는 “오래전 외도 증거 외에도 현재 두 사람이 광주에서 함께 살고 있다는 현장 사진, 장례식장 목격 증거, 주소지 전입 내역 등을 추가로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소송의 시작, 감정적 대응보다 치밀한 준비가 먼저
소송의 당사자는 자녀가 아닌 배우자인 어머니 본인이다. 김태안 변호사는 “지금은 어머니의 의사를 먼저 확인하고, 아버지나 상대 여성에게 감정적으로 연락하기보다 날짜별 사실관계와 증거를 조용히 정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라고 당부했다.
십수 년간 얽힌 사건인 만큼, 시효와 혼인 파탄 시점을 잘못 잡으면 소송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추은혜 변호사 역시 혼자 대응할 경우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상대방도 변호사를 선임할 가능성이 높아, 준비 없이 임하면 받으실 몫을 놓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망설이실수록 받으실 권리는 줄어듭니다”라며 전문가와 함께 체계적인 전략을 세워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것을 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