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중'이면 괜찮다? 법원 "이혼 소송 중이라도 부정행위 책임 피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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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중'이면 괜찮다? 법원 "이혼 소송 중이라도 부정행위 책임 피할 수 없어"

2026. 02. 06 17:0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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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만 원' 위자료 폭탄 맞은 이유

이혼 소송 중이라도 '실질적 파탄' 증명 못 하면 불법행위

법원, "배우자 권리 침해" 명시하며 항소 기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배우자가 있는 남성과 부정행위를 저지른 여성이 상대 남성의 "이미 이혼했다" 혹은 "이혼 소송 중이다"라는 말을 믿고 관계를 유지했더라도, 법적으로 혼인 관계가 완전히 파탄 났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거액의 위자료를 물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원고 A씨가 상간녀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피고 B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2,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3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B씨는 채팅방을 통해 A씨의 남편인 C씨를 처음 알게 되었다. 당시 A씨와 C씨는 2013년에 결혼해 10년째 혼인 생활을 이어오던 중이었으나, 잠시 별거 중인 상태였다. B씨는 A씨가 없는 틈을 타 두 사람이 거주하던 집에 수시로 드나들며 밤을 새우기도 했고, 모텔 등 숙박시설을 이용하며 부정행위를 지속했다.


"이혼 소송 중"이라던 남편의 거짓말, 법원에는 통하지 않았다

재판 과정에서 B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C씨가 처음 만날 당시 자신을 '이혼한 상태'라고 소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C씨는 B씨를 만나기 전인 2023년 4월, 아내 A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한 상태였다.


이후 2023년 9월경, B씨는 C씨로부터 "아직 혼인 관계가 유지 중이지만 이혼 절차가 진행 중이다"라는 사실을 전해 들었음에도 교제를 멈추지 않았다. 심지어 C씨가 10월에 아내를 상대로 냈던 이혼 소송을 취하한 뒤에도 두 사람의 만남은 계속되었다.


B씨는 재판에서 "C씨와 교제할 당시 이미 A씨 부부의 혼인 생활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 난 상태였으므로 나의 행위가 불법행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별거와 이혼 소송'이 곧 '혼인 파탄'은 아니다... 2,500만 원 배상 판결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냉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1므2997)에 따르면, 부부가 아직 이혼하지 않았더라도 실질적으로 부부 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는 상태라면 제3자와의 성적 행위가 불법행위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실질적 파탄'에 대한 증명 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제3자(상간자)에게 있다는 점이 이번 판결의 핵심이다.


재판부는 "C씨가 이혼 소송을 제기한 상태였다는 점만으로는 A씨 부부의 혼인 생활이 이미 파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B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한 B씨가 C씨에게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뒤에도 부정행위를 지속하여 A씨의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위자료 액수 산정에 있어 ▲부정행위의 경위와 기간 및 정도 ▲A씨와 C씨의 혼인 기간 ▲부정행위 발각 후 B씨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2,500만 원이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부부간의 불화나 별거, 혹은 이혼 소송 중이라는 사정만으로 제3자와의 교제가 정당화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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