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남으로 살던 언니가 아버지 장례식에…상속 재산, 나눠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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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남으로 살던 언니가 아버지 장례식에…상속 재산, 나눠야 할까

2026. 09. 02 17:52 작성2026. 09. 02 17:55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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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학 위해 호적에만 올렸다는데

부친 사망 5일 만에 나타나 상속권 주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최근 아버지를 여읜 A씨는 또 다른 슬픔에 빠졌다. 아버지 장례가 끝난 지 5일 만에, 50년 넘게 남처럼 살아온 B씨가 나타나 상속 재산을 나눠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B씨는 A씨 부친이 혼인 전 동거하던 여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혼외자다. 생후 100일 무렵 생모와 함께 집을 나간 뒤, 1980년경 학교에 가야 한다는 이유로 부친의 호적에 이름이 올랐다고 한다.


A씨는 B씨가 아버지의 친딸이라는 어떤 유전자 검사도 없었고, 외모가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호적에 등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B씨의 상속 요구를 받아들여야 하는지, A씨는 답답한 심정이다.


가족관계등록부 기재만으로 상속인 될까

A씨의 아버지는 최근 사망했다. 그런데 장례 닷새 만에 B씨가 나타나 자신이 공동상속인이라며 상속 부동산 등기를 주도하는 등 상속권을 강하게 행사하기 시작했다.


B씨는 A씨 부친이 1973년 혼인 전 동거하던 여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혼외자로, 1980년경 취학을 목적으로 부친의 호적에 등재됐다. 이후 50여 년간 아무런 교류 없이 지내왔다.


결국 A씨는 B씨를 상대로 상속재산분할 및 기여분 청구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 A씨의 가장 큰 의문은 '유전자 검사도 없이 단지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라 있다는 이유만으로 B씨를 상속인으로 인정해야 하느냐'는 점이다.


변호사들은 원칙적으로 가족관계등록부의 기재가 우선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테헤란 양진하 변호사는 "가족관계등록부상 상대방이 부친의 자녀로 등재되어 있다면, 별도의 판결이 없는 한 법률상 자녀이자 공동상속인으로 취급하여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왕래가 없었다거나 유전자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상속인 지위가 부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 역시 "가족관계등록부상 부친의 자녀로 등재되어 있다면 별도의 유전자검사 없이도 일단 공동상속인으로 취급된다"며 "이는 외모를 근거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관계등록부의 기재를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친자 아니다' 소송 제기했다 지면 더 불리해지나

A씨 측이 B씨의 상속인 지위를 근본적으로 다투려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을 별도로 제기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A씨는 이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이미 진행 중인 상속 소송에서 B씨의 지위가 더 견고해져 불리해질 것을 우려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패소하더라도 법률적으로 더 불리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패소하더라도 상대방의 법정 상속분이 기존보다 더 늘어나거나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원래 가지고 있던 가족관계등록부상의 상속인 지위가 '그대로 유지'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정벽 김인규 변호사도 "패소하면 상대방이 새롭게 상속권을 얻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다투고 있는 공동상속인 지위가 확정돼 이후에는 친자관계를 다시 문제 삼기 어려워진다"고 짚었다.


즉, 패소의 불이익은 현재 다툴 여지가 있는 B씨의 지위를 법원이 확인해주는 것일 뿐, A씨의 상속분이 줄어드는 등 새로운 불이익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다만 정진열 변호사는 "상대방의 감정이 더 격해져 협의가 불가능해질 수 있고, 상대방이 친자 소송에 든 소송비용을 청구해올 수 있다는 실리적 손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승부수는 '유전자 검사'…법원 통해 강제할 수도

변호사들은 이 사건의 핵심 해결책으로 '유전자 검사'를 꼽았다.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해 법원을 통해 유전자 검사를 시도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는 것이다.


정진열 변호사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하여 법원을 통해 유전자 검사(수검명령)를 받게 유도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조언했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 역시 "법원은 혈족관계를 확정할 필요가 있는데 다른 증거로 심증이 서지 않으면 유전자검사를 명할 수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제재가 따른다"고 설명했다.


만약 유전자 검사 결과 친자관계가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B씨는 상속인 지위를 잃게 된다. 법무법인 선 고재현 변호사는 "유전자검사를 통해 부친의 친자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상속관계에서 상대방을 제외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법적으로는 혈연관계가 없더라도 허위 출생신고가 입양의 효력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입양의 합의와 함께 실질적인 양육 관계가 인정돼야 한다. 이 사건처럼 50여 년을 남으로 살았다면 입양으로 인정될 가능성은 낮다.


결론적으로 B씨의 친자관계에 합리적인 의심이 있다면, 패소 시 불이익이 크지 않은 만큼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을 통해 정면으로 다퉈볼 실익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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