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성 우선주의 원칙 폐기로 이제 엄마 성(姓) 쓸 수 있다는데…성인인 저도 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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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성 우선주의 원칙 폐기로 이제 엄마 성(姓) 쓸 수 있다는데…성인인 저도 가능한가요?

2021. 05. 03 14:49 작성2021. 05. 06 16:29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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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성 우선주의 폐지'가 이미 아버지 성을 따르고 있는 경우에 직접적 영향 미치지 않아

성인이 성(姓)과 본(本)을 변경하려면 매우 엄격한 조건 충족해야 한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이혼한 어머니는 A씨를 홀로 키웠다. A씨 역시 아버지를 본 적이 없다. 이런 아버지의 성씨 대신 어머니 성씨를 쓰고 싶은데 이번 부성 우선주의 폐지가 성본 변경에 도움이 될지 궁금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이제 엄마 성(姓) 따라서 쓸 수 있다."


얼마 전 눈이 번쩍 뜨일만한 뉴스를 접한 A씨. '부성 우선주의 원칙'의 내용이 담긴 민법 제781조 폐기를 추진하며 자녀가 엄마의 성을 따를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올해 갓 성인이 된 A씨는 아버지를 10년 넘게 본 적이 없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이혼했고, A씨를 홀로 키웠다. 양육비도 한 푼 받지 못했다. A씨는 아버지와의 인연을 끊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아버지의 성씨 대신 어머니 성씨를 쓰고 싶지만 친부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 망설였었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아버지와의 대면 없이 자신의 '성·본 변경'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관련해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성본 변경 추진하더라도, '부성 우선주의 폐지' 법 추진과는 관련성 낮아

변호사들은 이번 법 개정 추진이 곧장 A씨의 성본 변경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는 "부성 우선주의가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부성으로 생활하고 있는 A씨의 성본 변경 절차가 간단해지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법무법인 다움의 이성준 변호사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이 변호사는 "일단 실제 법 개정까지는 시일이 소요된다"고 했다. 또한 "A씨의 성본 변경 절차와 (이번 발표가) 관련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혼인신고' 시 아이의 성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아이가 태어난 뒤 '출생신고'를 할 때 부부가 협의해서 정하도록 하는 것이 법 개정 내용의 골자다. A씨처럼 이미 아버지 성을 따르고 있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버지 성에서 어머니 성으로 바꾸고 싶다면?

통상적으로 자녀의 성(姓)과 본(本)은 아버지의 것을 따르지만, 법원의 허가를 받으면 변경할 수 있다. 우리 법원은 "자녀의 복리(福利)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허가를 내준다(민법 제781조 제6항).


성본 변경은 A씨의 주소지에 있는 가정법원에 '자의 성과 본의 변경허가 심판청구서'를 제출하면 된다. 신청에 필요한 서류의 기본 항목은 '현재의 성 때문에 겪었던 어려움의 구체적 사례', '아버지의 양육비 지급 여부와 그 액수', '아버지와 면접교섭을 하고 있는지 여부와 그 내용' 등이다. 법원에 진술하고 싶은 사정을 추가로 진술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 밖에도 기본적인 증명서(가족관계⋅혼인관계⋅주민등록등본) 등이 필요하다. 다만, 성인의 경우 범죄경력 조회서 등을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범죄 은폐⋅채무 회피를 목적으로 신청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성준 변호사는 "이혼이나 재혼가정의 미성년 자녀에 대한 성본 변경은 비교적 어렵지 않게 받아들여진다"면서도 "성인의 성본 변경은 상대적으로 기준이 엄격한 편"이라고 말했다.


당사자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만 허가⋯확정된 뒤 신고 마쳐야

그렇기 때문에 법원에 신청한다고 해서 무조건 허가가 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성본 변경으로 인한 사회적·법률적 혼란이 없고 △성본을 변경할 경우 사회생활 등에 있어 불이익이 없고 △주관적·개인적인 선호의 정도를 넘어 당사자의 복리를 위해 성본 변경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 인정되어야 허가를 내준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는 "A씨의 복리를 위하여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논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친부의 의견이 고려될 수도 있지만 이는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A씨의 말대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고 면접 교섭도 진행하지 않았다면 법원은 변경 청구를 허가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법원의 허가를 받았다면, 1개월 이내에 가까운 시·구·읍·면사무소를 방문해 변경 신고를 해야 한다. 기간 내에 하지 않은 경우에는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22조에 따라 5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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