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화해했는데…단톡방에 옛날 카톡 퍼나른 친구, 명예훼손 될까?
1년 전 화해했는데…단톡방에 옛날 카톡 퍼나른 친구, 명예훼손 될까?
잠든 남친 폰 몰래 열어 본 카톡으로 "앞뒤 다른 애" 비방… 형사고소 가능한지 따져보니

변호사들은 단체 대화방에 과거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비난한 사건은 명예훼손죄 성립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AI 생성 이미지
1년 전 사과하고 화해까지 마친 친구가 돌연 단체 대화방에 과거 대화 내용을 퍼뜨리며 자신을 비난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A씨는 아내가 이런 일을 겪었다며 법적 대응이 가능한지 문의했다.
1년 전 사과하고 화해했는데…동창 단톡방에 '과거' 폭로한 친구
A씨의 아내는 1년여 전, 친구 B씨와 A씨의 친구 C씨가 파혼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입장을 들어 주며 중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오해가 생겨 B씨와 다툼이 있었지만, A씨 아내가 직접 찾아가 사과하고 화해하며 일단락됐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최근, B씨가 동창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과거 A씨 아내와 C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A씨 아내를 "앞뒤가 다른 애", "더 이상 동창모임에서 보기 싫다"고 비난했다.
B씨가 공개한 대화는 과거 C씨가 잠든 틈을 타 몰래 휴대전화를 열어보고 촬영해 둔 것이었다.
A씨는 "아내의 인간관계가 끊어지고 이미지가 추락할까 우려된다"며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는지 물었다.
변호사들 "명예훼손 성립 가능성…'비방 목적' 인정될 듯"
변호사들은 B씨의 행위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여러 사람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은 '공연성(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이 인정되고, 대화 내용과 발언이 A씨 아내를 지목해 '특정성'도 갖췄다는 것이다.
특히 이미 화해가 끝난 사안을 1년이나 지나 다시 꺼내 비난한 점은 '비방할 목적'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정황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법률사무소 유 (唯) 박성현 변호사는 "단체 대화방에 과거 대화 내용을 유포하여 질문자님 아내분의 사회적 평판을 저해한 B의 행위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형사고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1년 전 화해로 일단락된 사안을 고의적으로 공론화해 관계 단절과 이미지 실추를 유발한 점은,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로고스 허재은 변호사 역시 "공연성과 특정성이 충분히 인정될 수 있고, 당사자 사이에 있었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그대로 올린 것과 해당 내용이 오해를 살 수 있는 내용에 관한 것일 때에는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잠든 친구 폰' 몰래 열어본 행위는 별개의 범죄
한편, B씨가 C씨의 잠금된 휴대전화를 몰래 열어 카카오톡 대화를 훔쳐본 행위는 별개의 범죄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행위의 피해자는 명예훼손 피해자인 A씨의 아내가 아닌, 휴대전화 주인이자 대화 당사자인 C씨다.
법무법인 태림 수원분사무소 김정현 변호사는 "A(C씨)의 동의 없이 잠금된 휴대폰을 열어 대화를 본 것이라면 사생활 침해나 정보 관련 범죄로 다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C씨가 직접 고소에 나서야 B씨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법률사무소 리그 공선영 변호사도 "잠금된 휴대전화를 무단으로 해제하고 카카오톡 대화를 열람·촬영한 행위는 정보통신망법 제48조의 정보통신망 침입 및 제49조의 타인의 비밀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며 "그 촬영본을 단체 채팅방에 게시한 행위는 같은 조의 비밀 누설로 별도의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 '친한 친구' 간 단톡방이라면 '공연성' 다툴 여지도
다만, 단체 대화방의 성격에 따라 명예훼손죄의 핵심 요건인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가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판례는 대화 상대방이 전파할 가능성이 없다면 공연성을 부정하기도 한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단톡방 구성원들이 오랜 친구들이라면 공연성이 없다고 인정되어 형사처벌이 불가할 수 있다"며 "명예훼손죄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려면 공연성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가족, 친구 등 특별한 관계에 있을 경우 공연성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고소를 진행할 경우, 단체 대화방 구성원들의 관계와 대화가 전파될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