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90일 전 일방적 파혼…정신적 손해배상 얼마나 받을 수 있나
결혼 90일 전 일방적 파혼…정신적 손해배상 얼마나 받을 수 있나
웨딩 촬영까지 마친 예비부부, 돌연 '헤어지자' 통보…법조계 "명백한 부당 파혼, 위자료·손해배상 청구 가능"

결혼식을 석 달 앞두고 예비신랑은 신부 A씨에게 예물로 받은 시계와 반지를 돌려주며 일방적으로 파혼을 통보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결혼식을 석 달 앞두고 날아온 파혼 통보, 800만원 상당의 예물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법적 배상 절차
결혼식을 불과 석 달 앞두고 연인에게서 돌아온 것은 달콤한 약속이 아닌 차가운 파혼 통보였다. 웨딩 촬영까지 마치며 행복한 미래를 그리던 여성 A씨는 예비 신랑 B씨의 일방적인 통보에 모든 것을 잃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딸을 위해 부모가 직접 법의 문을 두드렸다.
"예물만 800만원, 돌아온 건 싸늘한 통보"
오는 12월 18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던 A씨. 하지만 예비 신랑 B씨는 결혼식을 약 3개월 앞둔 9월 22일, A씨에게 줬던 시계와 반지를 돌려주며 일방적으로 파혼을 통보했다. 심지어 A씨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직접 예식장 예약을 취소하는 행동까지 보였다.
A씨 측에 따르면, 결혼 준비 과정에서 A씨는 B씨에게 600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와 200만원이 넘는 고급 양복을 예물로 건넸다.
반면 B씨의 모친은 A씨에게 예물을 사주겠다며 두 번이나 약속을 어겼고, 결국 A씨는 아무것도 받지 못한 채 파혼을 맞았다. B씨는 파혼 통보 후 A씨의 모든 연락을 무시하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명백한 부당 파혼"…변호사들 한목소리로 '소송 가능'
사연을 접한 변호사들은 한목소리로 "명백한 부당 파혼"이라며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결혼 날짜를 잡고 예식장 예약, 웨딩 촬영까지 마친 상태는 법적으로 '약혼(혼인 예약)'이 성립한 것으로 본다. 이런 상황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관계를 파기하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장헌 변호사(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는 "결혼 준비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파혼했다면 정당한 사유 없는 계약 파기로 간주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지안 변호사(법무법인 심앤이) 역시 "민법 제804조에 해당하는 정당한 파혼 사유가 아닌 이상 부당 파혼으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위자료부터 예식장 계약금까지…얼마나 받을 수 있나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재산적 손해와 정신적 손해 모두를 배상받을 수 있다. 우선 A씨가 B씨에게 선물한 600만원짜리 시계와 200만원대 양복은 '혼인을 전제로 한 증여'이므로 파혼의 책임이 있는 B씨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또한, 예식장 계약금, 웨딩 촬영 비용 등 결혼을 준비하며 들어간 각종 비용도 손해배상 대상이다. B씨가 일방적으로 예식장을 취소하며 발생한 위약금 역시 B씨가 책임져야 할 몫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다. 이동찬 변호사(더프렌즈 법률사무소)는 "갑작스러운 파혼으로 입은 정신적 피해에 대해 통상 500만~2,000만원 정도의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내용증명부터 소송까지…'억울함' 푸는 법
변호사들은 법적 절차를 통해 억울함을 풀 것을 권고했다. 첫 단계는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것이다. 내용증명은 그 자체로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상대방을 압박하고 향후 소송에서 중요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만약 상대방이 내용증명에도 응하지 않는다면,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해 본격적인 법적 다툼을 시작해야 한다. 노경희 변호사(노경희 법률사무소)는 "소송에 앞서 지출 내역을 리스트로 정리하고, 문자 메시지, 금융거래 정보 등 증거자료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깨진 관계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법적 절차는 일방적인 파혼으로 인한 금전적 손실을 회복하고 정신적 상처에 대한 최소한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