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에 찍힌 대포통장 낙인…경찰-은행 핑퐁, 탈출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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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원에 찍힌 대포통장 낙인…경찰-은행 핑퐁, 탈출구는?

2026. 04. 07 14:5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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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기다리지 말고 ‘이의제기’부터…행정 공백은 직접 뚫어야”

자신도 모르게 대포통장 명의인으로 등록돼 금융거래가 막힌 피해자가 경찰과 은행의 '핑퐁 게임'에 갇혔다. / AI 생성 이미지

어느 날 통장에 들어온 50만 원 때문에 대포통장 명의인으로 등록돼 대출길이 막혔다. 경찰은 “수사가 끝나서 줄 서류가 없다”고 하고, 은행은 “경찰 서류가 필요하다”며 책임을 떠넘긴다.


법률 전문가들은 억울하게 금융거래가 막힌 피해자가 기관들의 ‘핑퐁 게임’에 갇혔다면, 무작정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나도 모르는 돈에 ‘대포통장 명의인’ 날벼락


2024년 12월의 어느 새벽, A씨의 통장에 20만 원, 30만 원이 차례로 입금됐다. A씨는 그 돈이 자신의 것이 아님을 알기도 전에 통장이 지급정지되고 ‘대포통장 명의인’으로 등록되는 날벼락을 맞았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자신의 계좌가 이용됐다는 이유였다. 금융감독원의 채권 소멸 공고까지 뜨며 모든 문제가 해결된 줄 알았지만, 정작 대출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자신이 여전히 금융거래 제한 대상자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A씨는 “대출을 받으려면 명의인 등록을 풀어야 한다”는 말에 경찰서를 찾았지만, 경찰은 “피해자가 20명이 넘어 수사는 종결됐고 은행에 줄 서류가 없다”는 답변만 내놨다.


은행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경찰서에서 끝났다는 서류를 받아야 한다”는 말만 반복하며 A씨를 막막하게 했다.


“수사 종결과 명의 해제는 별개”…기관들의 ‘행정 공백’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겪는 상황이 전형적인 ‘행정적 공백’이라고 진단한다. 경찰 수사가 종결되었다고 해서 은행의 금융거래 제한 조치가 자동으로 해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김상훈 변호사(법무법인 도모)는 “금융기관의 전자금융거래 제한은 수사 종결과는 별개의 금융 내부 행정 절차에 따라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수사가 끝났으니 할 일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은행은 내부 규정상 명의인 해제를 위한 공적 서류를 요구하기 때문에 A씨와 같은 피해자들이 기관들 사이에 끼어 고통받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기다리면 손해…'이의제기'와 '민원'으로 뚫어야


전문가들은 이럴 때 무작정 기다리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라고 경고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해당 은행에 ‘이의제기’를 공식적으로 신청하는 것이다.


안준표 변호사(법무법인 바른길)는 “선의의 계좌명의인은 금융회사에 이의제기 신청서를 내고 객관 자료로 소명하면 지급정지·전자금융거래 제한 종료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이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명시된 권리다. 만약 은행이 서류 미비를 핑계로 처리를 거부하거나 지연시킨다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해 은행의 부당한 업무 처리를 시정하도록 압박하는 것이 효과적인 다음 단계가 될 수 있다.


'줄 서류 없다'는 경찰에 '정보공개청구'로 맞서라


가장 큰 난관인 ‘경찰 서류’ 문제도 해결 방법이 있다. 경찰이 “줄 서류가 없다”고 하더라도 포기할 필요는 없다.


한 변호사는 “사건이 종결된 이상 최소한 사건처리 결과나 사실확인 취지의 답변은 받을 수 있다”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사건 종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시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많이 쓰인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확보한 공식 서류와 함께, 문제의 돈이 입금된 경위와 자신은 범죄와 무관하다는 점을 상세히 기술한 경위서를 은행에 제출하면 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급하게 대출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다.


임현수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혼자서 거대한 금융기관과 수사기관을 상대하며 마음고생을 하시기보다는, 신속하게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시어 명의인 해제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시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해 드립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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