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빚, 조카에게 넘어올까"…상속포기 빚 대물림 논란, 법적 기준은
"이모 빚, 조카에게 넘어올까"…상속포기 빚 대물림 논란, 법적 기준은
1~3순위 줄줄이 포기 시 4순위 조카 승계 가능성
변호사 간 '대습상속' 해석 팽팽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최근 이모를 여읜 A씨는 복잡한 상속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모가 남긴 재산보다 빚이 더 많아 상속인들이 줄줄이 상속을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1순위 상속인인 사촌누나(이모의 딸)에 이어 2순위 할머니(이모의 어머니), 3순위인 A씨의 어머니와 외삼촌(이모의 형제자매)까지 모두 상속을 포기할 예정이다.
A씨는 부모님 세대에서 상속을 포기하면 모든 게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조카인 자신과 사촌들에게까지 빚이 넘어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혼란에 빠졌다. 이모의 빚, 정말 조카인 A씨에게까지 상속될 수 있을까?
1순위 딸부터 3순위 형제자매까지…줄줄이 이어진 '상속포기' 행렬
상속은 법이 정한 순위에 따라 이뤄진다. 우리 민법상 상속 순위는 1순위 직계비속(자녀·손주), 2순위 직계존속(부모·조부모), 3순위 형제자매, 4순위 4촌 이내의 방계혈족 순이다. 배우자는 1, 2순위 상속인과 항상 공동 상속인이 된다.
A씨의 경우, 이모가 사망하면서 1순위 상속인인 딸(사촌누나)이 가장 먼저 상속을 포기했다.
그다음 2순위인 이모의 어머니(A씨의 할머니)도 상속포기를 앞두고 있다. 고인의 배우자와 아버지는 이미 사망했다.
2순위까지 상속을 포기하면 권리와 의무는 3순위인 고인의 형제자매에게 넘어간다. 이에 A씨의 어머니와 외삼촌도 상속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빚 대물림' 될까…조카의 상속 자격, 변호사들 의견은?
결론부터 말하면 A씨와 사촌 형제들도 상속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수의 변호사는 선순위 상속인들이 모두 상속을 포기하면, 상속권이 다음 순위인 4순위 상속인에게 넘어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속을 포기하면 법적으로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취급된다. 따라서 상속권은 소멸하지 않고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그대로 승계된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사촌형 두 명과 질문자님, 동생도 상속과 연관될 수 있다"고 봤다. 고인의 조카인 A씨와 동생, 사촌 형들은 '3촌 방계혈족'으로 4순위 상속인(4촌 이내의 방계혈족)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 역시 "3순위 상속인인 어머니와 외삼촌이 상속포기를 하면 자녀들인 질문자와 사촌 형제들에게 상속 순위가 넘어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있었다.
법무법인 게이트 정덕 변호사는 "3순위인 외삼촌과 어머니께서 상속을 포기하시면, 그 자녀인 사촌형들과 질문자님 형제분은 상속인이 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라고 밝혔다. 부모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그 자녀가 상속을 대신 받는 대습상속은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빚 상속 막으려면…'상속인이 된 사실 안 날부터 3개월'이 핵심
이처럼 법적 해석에 일부 이견이 존재하지만, 변호사들은 예상치 못한 빚 상속을 확실히 피하려면 조카들 역시 상속포기 절차를 밟는 것이 안전하다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더든든 추은혜 변호사는 "채무가 있다면 반드시 기한 내에 상속포기 신청을 해야 한다"며 "기한을 넘기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되어 채무까지 그대로 떠안게 된다"고 경고했다.
상속포기 신청 기한은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다. A씨와 같은 후순위 상속인은 선순위 상속인들이 모두 상속을 포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3개월을 계산하면 된다.
법 무 법 인 중산 김영오 변호사는 "빚이 있는 경우라면 사촌 형제들도 ‘상속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 기준을 놓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속포기는 상속인 각자가 개별적으로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효력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