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으로 41억 뜯긴 의사…어디로 전화 걸어도 '그들'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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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으로 41억 뜯긴 의사…어디로 전화 걸어도 '그들'이 받았다

2022. 08. 23 16:23 작성2022. 08. 23 16:48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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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직원 월급" 피해자 말에 은행원도 의심 거둬

국가수사본부 "1인 보이스피싱 피해금액 중 역대 최대"

최근 한 의사가 검사와 금감원 직원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41억원을 잃은 사건이 발생했다. 그들은 이른바 '강수강발' 수법으로 피해자를 속였다. /연합뉴스·게티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검찰, 금융감독원 등 주요 국가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사례 중에는 피해자 1명이 무려 41억대 보이스피싱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단독 사건 기준으로 역대 최대 피해액수다.


심지어 이 사건 피해자는 '의사'였다. 고령의 노인도, 사회생활 경험이 없거나 물정이 어두운 이도 아니었는데도 보이스피싱을 피하지 못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건 해당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피해자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사실상 점령해 눈과 귀를 막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지배하는 '강제수신·강제발신' 방식에 의사도 속아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은 A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계좌가 자금 세탁에 도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 앞으로 고소장 70여건이 접수돼 있다"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구속영장을 발부하겠다"며 엄포를 놨다.


여기까지만 보면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사례 같지만, A씨는 이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직접 인터넷에서 금융감독원 대표번호를 검색해 확인 전화를 걸었는데, 앞서 연락 온 검사와 동일한 주장을 했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당한 보이스피싱 범죄 방식은 이른바 '강수강발(강제수신·강제발신)'이라 불린다. 스마트폰에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이 깔리면 휴대전화 주소록부터 문자메시지, 통화 목록까지 모두 상대방이 좌우할 수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어느 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오직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만 연결되도록 한다는 점이다.


이후 A씨는 금융감독원 직원이라 사칭하는 조직원 지시대로 현금 인출과 대출 등을 시행했다. 그래야만 범행 연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은행 직원이 "왜 이렇게 많은 돈을 찾아가느냐"고 묻기도 했지만, "병원 직원 월급"이란 A씨 말에 의심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검사를 사칭한 조직원의 지시였다.


그렇게 보이스피싱범들은 A씨에게서 현금과 계좌 세탁, 가상자산 등 추적하기 어려운 형태로 41억원을 갈취한 상태다. 현재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현금이나 계좌이체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거듭 당부했다.


보이스피싱 총책, 무기징역까지 구형

이 같은 보이스피싱 피해가 이어지자 검찰도 엄벌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 22일,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는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의 경우 최대 무기징역을 구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선 검찰청에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춘 '보이스피싱 사건처리기준' 개정안을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


그동안 보이스피싱의 경우 일반 사기죄가 적용돼, 최대한 가중 처벌을 하더라도 징역 15년형을 넘기기 어려웠다. 이에 검찰은 형법 대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처벌 수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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