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엔 물, 집주인은 '나 몰라라'…세입자 구제 필승법
천장엔 물, 집주인은 '나 몰라라'…세입자 구제 필승법
“윗집은 연락두절, 내 집주인은 책임회피” 막막한 누수 피해
법률 전문가들의 명쾌한 해법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퇴근 후 돌아온 집이 물바다가 됐지만, 윗집 주인과 내 집주인은 서로 “네 탓”이라며 책임을 떠넘긴다.
양쪽에서 벌이는 ‘책임 핑퐁’에 갇혀 피해 보상 길은 막막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 처한 세입자가 확실하게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법적 필승 전략을 전문가들이 제시했다.

“윗집 가서 받아라” vs “당신 집주인과 해결하라”
세입자 A씨의 악몽은 지난 2월 27일 시작됐다.
퇴근 후 집에 오니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져 침대와 매트리스, 의류 등이 흠뻑 젖어 있었다.
A씨는 즉시 자신의 집주인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돌아온 답변은 “누수 원인은 윗집이니 윗집에 직접 보상을 받으라”는 것이었다.
A씨는 윗집 집주인에게 연락해 피해 배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윗집 집주인은 “자신이 배상할 문제가 아니며 A씨 집주인과 해결하라”는 말을 남기고 A씨의 연락을 차단해 버렸다.
아래층 집주인은 윗집 탓, 윗집 주인은 아래층 탓만 하며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상황에 A씨는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전문가들 “가장 확실한 길은 ‘내 집주인’ 공략”
법률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세입자가 가장 먼저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은 바로 계약 관계에 있는 ‘자신의 임대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이 세입자가 계약 기간 동안 집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상태를 유지해야 할 ‘수선의무’를 지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대범 변호사는 “누수가 윗집 때문이라 하더라도 계약 상대방은 집주인”이라고 강조했다.
세입자에게는 집주인이 해결하고 배상해 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신선우 변호사 역시 임대인의 수선의무는 판결에서 확인되듯 “임대인에게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면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즉, 세입자는 자신의 집주인에게 먼저 피해 보상과 수리를 요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빠른 길이다.
이후 세입자에게 먼저 배상해 준 집주인이 누수 원인을 제공한 윗집을 상대로 비용을 돌려달라고 청구(구상권 행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적 절차다.
‘책임 핑퐁’ 끝내는 법… “두 집주인, 한꺼번에 묶어라”
만약 두 집주인이 계속해서 책임을 미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공동 피고’로 묶어 한 번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두 사람의 책임이 법적으로 얽혀 있어 ‘부진정연대채무’ 관계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홍대범 변호사는 “민사소송이나 조정 신청 시 집주인과 윗집 주인을 공동 피고로 지정해 청구할 수 있다”며 “이렇게 하면 두 주인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것을 방지하고 법원에서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릴 수 있다”고 그 장점을 밝혔다.
류종민 변호사도 “현재처럼 서로 책임을 미루는 상황이라면 누수 원인 확인을 위한 점검 자료를 확보한 뒤 두 사람을 상대로 청구하는 방식도 현실적인 대응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 한 장이 판결 바꾼다”…승패 가르는 결정적 증거들
법적 다툼에서 승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다.
변호사들은 소송에 앞서 피해 사실과 손해액을 입증할 자료를 꼼꼼히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채한규 변호사는 “누수 원인 및 손해액 입증을 위해 사진, 영수증, 견적서 등 증거를 최대한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천장 누수 장면을 담은 영상과 사진 ▲물에 젖거나 훼손된 가구·의류 등 피해 물품 사진 ▲수리 및 청소에 들어간 비용 견적서와 영수증 ▲집주인 및 윗집 주인과 나눈 문자나 통화 녹음 ▲관리사무소 확인서나 설비업체 소견서 등이 필요하다.
이런 증거들은 협상이나 소송 과정에서 책임 소재와 배상 범위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