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투자 광고 클릭했다가… 사기방조 혐의에 전 재산 가압류까지 당했습니다
유튜브 투자 광고 클릭했다가… 사기방조 혐의에 전 재산 가압류까지 당했습니다
호기심에 누른 광고 하나가 인생 망쳐
가족 협박에 계좌정보 털렸는데 공범 취급
"비밀번호 준 적 없다" 억울함 호소해도 실형·2억 배상 위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경찰은 제가 비밀번호를 알려줬을 거라고 단정하는데, 저는 정말 준 적이 없습니다.”
유튜브 ‘비밀코인’ 투자 문의 한번에 2억 원대 사기 사건 공범으로 몰린 A씨의 하소연이다. 평범한 시민이던 A씨의 일상은 지난 3월, 호기심에 누른 광고 하나로 무너졌다. A씨는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무고를 입증해야 하는 피의자가 됐다.
모든 비극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흔히 보이는 ‘고수익 보장 비밀코인’ 투자 광고에 문의를 남기면서 시작됐다. A씨는 곧바로 텔레그램 리딩방(투자 권유방)에 초대됐다.
운영자는 “더 큰 수익을 내려면 해외 거래소를 이용해야 한다”며 특정 통신사 유심 개통과 은행 계좌 개설을 요구했다. 이어 그가 보내준 문자 메시지 속 링크를 눌러 인증 절차를 마치자, A씨의 모든 금융 정보는 범죄 조직의 손아귀에 통째로 넘어갔다.
“당신 계좌가 범죄에 쓰였다” 피해자에서 피의자로
두 달 뒤인 5월, 악몽이 현실이 됐다. 조선족 말투를 쓰는 한 남성이 A씨에게 전화를 걸어와 최근 이사 간 집 주소까지 정확히 읊으며 “가족을 해치겠다”고 협박했다.
그는 “당신 계좌가 불법 보이스피싱에 사용돼 정지됐으니, 당장 은행에 가서 해지하고 우리가 시키는 계좌로 돈을 보내라”고 지시했다. 공포에 질린 A씨는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진짜 절망은 6월에 찾아왔다. 청주지방법원에서 날아온 가압류 등기우편을 받고서야 A씨는 모든 진실을 마주했다. 자신의 얼굴 사진이 버젓이 불법 리딩방 운영에 도용됐고, A씨 명의의 계좌에서 약 2억이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간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가족 협박이 두려워 초기 조사에서 “모르는 일”이라고 진술했던 A씨에게 경찰은 “계좌와 비밀번호를 직접 주지 않으면 범죄에 사용될 수 없다”며 A씨를 사기방조 혐의 피의자로 전환했다.
파이브스톤즈 법률사무소 김대희 변호사는 “수사관 입장에서는 계좌가 본인 명의로 개설된 점을 들어 공범 혐의를 둘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A씨가 가해자가 아닌 명백한 피해자라는 구도를 법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실형 선고에 2억 배상 이중고... 무고 입증 못하면 끝장
만약 A씨가 공범으로 최종 판단될 경우, 그는 상상 이상의 책임을 져야 한다. 형사적으로는 사기방조죄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보이스피싱 연루 사건은 혐의가 인정되면 가담 정도가 낮아도 집행유예 없는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민사 책임은 더하다. 이미 A씨의 재산은 다른 피해자들의 가압류 신청으로 묶인 상태다. 재판에서 A씨의 책임이 일부라도 인정되면, 그는 2억에 달하는 전체 피해액을 배상해야 할 수도 있다.
법무법인 한일의 이환진 변호사는 “수사 초기에 공범인지, 피해자인지 법적 지위가 어떻게 확정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 골든타임을 놓치면 불필요하게 형사·민사 책임을 모두 지게 될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벼랑 끝에서 벗어날 유일한 탈출구
변호사들은 골든타임 내 체계적인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협박 때문에 초기 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했더라도 지금부터는 모든 사실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해야 한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범죄 조직의 협박과 강요가 있었던 상황, 그리고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계좌가 도용됐다는 점을 명확히 분리해 진술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 확보는 필수다. 법무법인 쉴드 조재황 변호사는 “텔레그램 대화 내역, 협박 전화 녹취, 가짜 거래소 앱 관련 증거 등 모든 자료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수사기관에 제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는데 어떻게 계좌를 썼는가’라는 A씨의 의문에 대해,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악성 앱이나 피싱 사이트를 통해 휴대폰 인증 정보 자체를 탈취하는 ‘심스와핑’ 수법일 가능성이 높다”며 정보가 유출된 기술적 경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