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실무자만 책임 아냐" 제주항공 참사, 국토부 공무원 8명 추가 입건
"현장 실무자만 책임 아냐" 제주항공 참사, 국토부 공무원 8명 추가 입건
로컬라이저 둔덕 책임론
제주항공 참사 책임자 39명으로 불어난다

제주항공 홈페이지 캡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무안공항의 공항 인허가 및 안전 검사를 담당했던 국토교통부 전·현직 공무원 8명이 추가로 형사 입건됐다.
이들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으며, 이로써 이번 참사 관련 입건자는 총 39명으로 늘어났다. 유가족들은 "입건만 하지 말고 형사 책임을 명확히 밝히는 수사 결과를 내놔야 한다"며 고위직까지 수사를 확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어, 이들의 실질적인 처벌 가능성에 법조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로컬라이저 둔덕'이 핵심 쟁점 공무원 8명, 어떤 혐의 받나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추가 입건된 국토교통부 관계자 8명은 무안공항 개항 당시 공항 운영 관련 인허가 업무 또는 개항 이후 안전 관련 시설 검사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들이다.
경찰이 이들에게 책임을 묻는 구체적인 과실 내용은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의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둔덕'을 활주로 끝에 설치할 수 있도록 허가하거나 사후 안전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이다.
활주로 안전구역 내에 항공기에 위험을 줄 수 있는 고정된 구조물을 설치해서는 안 된다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기준 위반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사고 이후 유가족들이 국토부 장관 등을 고소한 16명(중복 제외)을 포함해, 이미 관제 업무, 조류 예방, 방위각 시설 건설 관련 업무 담당자 15명이 자체 입건된 상태였다. 유가족들은 "참사 책임은 현장 실무자들의 문제만이 아니다"라며 허가·검사·감독 체계를 결정한 고위직과 정책 결정 라인까지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대형 참사 공무원 책임, 최근 판례 경향은?
입건된 공무원들이 유죄 판결을 받기 위해서는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성립 요건인 ①업무성, ②주의의무 위반, ③예견가능성 및 회피가능성, ④인과관계가 모두 입증되어야 한다. 공항 인허가 및 안전 검사는 공무원의 명확한 업무 영역이므로 업무성은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주의의무 위반과 인과관계 입증이 처벌 여부를 가르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형 참사 관련 판례를 보면, 안전관리 책임자에게 더욱 엄격한 주의의무를 부과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 세월호 참사: 구조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해양경찰 관계자들에게 업무상과실치사죄 유죄가 인정된 바 있다.
- 이태원 참사: 경찰 고위직 및 구청 관계자 일부에게 구체적 주의의무 위반과 인과관계가 인정되어 유죄가 선고되었으나, 구청장 등 일부는 무죄가 선고되는 등 같은 참사에서도 책임 범위가 달라지기도 했다.
제주항공 참사의 경우, ICAO 기준 등 국제적 안전기준 위반 여부가 명확히 입증된다면 공무원의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유가족들의 요구대로 정책 결정 라인까지 책임이 확대될지는 해당 고위직에게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있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국과수 감정 결과'가 핵심 변수 처벌 가능성은?
법조계는 입건된 공무원들의 실질적 처벌 가능성에 대해 중간에서 높음(60~70% 수준)으로 평가한다. 특히, 수사 기관이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의 로컬라이저 둔덕 설치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는 법원의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감정 결과, 해당 둔덕이 국제기준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둔덕이 없었거나 다른 형태였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된다면 공무원들이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다만, 사고 원인이 조류 충돌, 조종사 판단, 관제 문제 등 복합적일 경우, 로컬라이저 둔덕 설치 인허가 단계의 과실만으로 사고 발생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어려워져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가족들의 강력한 요구와 대형 참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 속에서, 경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향후 수사 결과와 기소 여부에 따라 이들의 최종 형사 책임이 가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