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시켜줄까?"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 돈 줬는데⋯뇌물죄 처벌 걱정 안 해도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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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시켜줄까?"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 돈 줬는데⋯뇌물죄 처벌 걱정 안 해도 되는 이유

2020. 04. 02 18:1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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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취업 미끼로 1억원대 취업 사기

변호사들의 조언 "사기죄로 고소, 그리고 계좌 주인도 공범으로 고소하라"

"공기업에 취업시켜주겠다"는 말에 넘어가 1억원을 보냈지만, 신기루처럼 사라진 한 사람. 돈을 다시 찾을 방법이 있을까? 그리고 혹시 이 일로 뇌물죄로 처벌받는 건 아닐까? /게티이미지코리아

"내가 공기업에 취업 시켜 줄까?"


졸업한 지 어언 2년. '취준생(취업준비생)' 딱지를 떼는 게 하늘의 별 따기인 A씨. 하루하루 취업 스트레스에 지쳐가던 그에게 B씨가 툭 던진 한마디는 마냥 흘려듣긴 어려운 유혹이었다.


B씨를 만난 곳은 취업과 관련된 정보가 올라오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였다. 취준생들의 각종 고민과 하소연에 따뜻한 조언을 남겨주던 그였다. 절박한 A씨에게는 B씨의 제안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얘기인지 느껴지지 않았다. 단지 그는 그 당시 A씨의 구세주였다.


"1억만, 1억만 있으면⋯ 다 해결할 수 있어"


B씨가 공기업 취업을 제안하며 요구한 액수는 1억. 적지 않은 돈이었다. 하지만 취업 때문에 힘들어하던 아들의 모습을 지켜봤던 부모님은 A씨에게 1억을 마련해주었다. 희망에 부풀어 B씨가 알려준 계좌로 1억 원을 송금했다. 이제 사원증을 메고 당당하게 출근할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잠들었다. 다 잘 될 줄 알았다.


"사라진 그를 찾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이 없었다. 계속 연락을 시도했지만 B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신기루였던 것일까? B씨를 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다. A씨는 그때서야 자신이 B씨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A씨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곤 대화를 녹음했던 파일과 카카오톡 메시지, 그리고 계좌 송금 내역뿐이었다.


B씨를 이리저리 찾는 과정에서 자기 말고도 이런 피해를 1명 더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A씨는 "어떻게 그를 찾아내 돈을 되돌려 받을 수 있을지 알려달라"며 변호사 도움을 청했다.


사기 친 사람뿐만 아니라. 계좌 주인에 대해서도 '사기 공범'으로 고소해야

이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A씨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조언했다. 우선 B씨를 사기죄로, 그리고 1억원을 송금했던 계좌 주인을 사기죄 공범으로 형사고소하라 했다. 아울러 돈을 받아내기 위해 민사소송과 재산가압류조치도 권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B씨가 처음부터 취업 시켜 줄 의사나 능력이 없이 돈을 받은 경우이므로 사기죄가 성립되다"고 했다. 안 변호사는 "B씨를 사기죄로 고소할 때 송금했던 계좌 명의인도 공범으로 함께 고소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때 상대방(계좌 명의인) 재산에 대한 가압류 조치는 필수"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B씨에 대한 사기죄와 별도로 "돈을 이체받은 통장 명의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갑을 옥민석 변호사는 "가해자의 인적 사항을 정확히 모른다고 하더라도 녹음, 카톡 내용, 송금 내역 등을 증거로 고소한다면 가해자가 특정될 수 있다"며 "형사고소를 통해 상대방을 압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저스트 신민호 변호사 역시 "1억 원을 송금한 계좌는 대포통장 등 범인 명의의 계좌가 아닐 가능성이 크지만, 만약의 가능성을 생각해 계좌에 대한 가압류 조치도 취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신 변호사는 "법원도 '취업 사기'는 죄질이 매우 안 좋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중형이 선고되는 경우도 많다"며 "따라서 다른 피해자와 함께 한시라도 빨리 고소장을 제출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더불어 "사기꾼들은 잡혀도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별도의 민사소송 절차도 준비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취업시켜줘" 부탁하며 1억원 줬다면 뇌물 아닐까?

A씨는 공기업에 취업시켜주는 조건으로 1억 원을 B씨에게 건넸다. 이런 경우 A씨도 처벌 대상이 되는 건 아닐까?


이에 대해 안병찬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취업 사기를 친 B씨가 공무원 신분이거나 공공기관의 임직원이 아니라면, 돈을 받은 B씨나 돈을 준 A씨 모두 뇌물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뇌물죄는 공무원 또는 이에 준하는 신분이 인정되는 자가 직무의 대가로 이득을 취하는 경우에 성립한다"고 설명하면서 "A씨의 경우는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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