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낸 현금은 자신이 챙기고 그만큼 신용카드로 대신 결제한 편의점 알바, 무슨 죄?
손님이 낸 현금은 자신이 챙기고 그만큼 신용카드로 대신 결제한 편의점 알바, 무슨 죄?
결제 수단 변경행위는 횡령죄 성립할 수 있어
불법영득의사 없어 횡령 아니라는 의견도
임금은 형사 처벌이나 합의와 별개의 일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A씨는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현금이 필요했던 터라 저질렀던 일이었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셔터스톡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A씨는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현금이 필요했던 터라 저질렀던 일이었다.
손님이 현금으로 결제하면, 그것은 자신이 챙겼다. 그리고 그만큼 자신의 신용카드로 결제를 했다. 매번 그랬던 것도 아니었다. 이 일을 알게 된 사장에게 혼나긴 했지만, 당시엔 별일 없이 끝나는가 했다.
그런데 이 일이 지금 A씨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가 편의점을 그만두면서 체불임금을 고용노동부에 진정하려고 하니, 사장이 이 문제를 끄집어낸 것이다. A씨에게 사장은 "그때 일을 고소하겠다"며 "전과가 생길텐데, 그래도 돈을 받아 갈 생각이냐"고 했다.
A씨도 당당한 것은 아니지만, 고민이 깊다. 받아야 할 돈만 수백만 원. 이를 포기해야 할지, 아니면 잘못에 대한 형사처벌을 받고 임금은 받는 게 좋을지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우선 A씨의 행동은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할 수 있는 행동이다.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는 "A씨의 결제 수단 변경행위는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해 금액이 적지만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는 있기에 "적정한 선에서 원만하게 합의하는 게 좋겠다"고 권했다.
김기윤 법률사무소의 김기윤 변호사도 '횡령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보면서 "처벌된다면 벌금형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고,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도 "적은 금액이지만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횡령죄가 인정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다만, A씨가 받아야 할 임금채권은 이러한 형사 합의와 별도로 받아낼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신용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챙긴 사건'과 '임금체불 사건'은 별개라는 말이다.
김기윤 변호사는 "임금채권의 경우 여타 채권과 상계되지 않기 때문에 별도로 요청할 수 있다"며 "노동부에 진정을 넣어서 못 받은 임금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지세훈 변호사는 "대법원은 임금채권에 대한 상계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며 "A씨의 임금은 제대로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상계란 두 사람이 서로에게 갚을 돈이 있는 상황에서, 각각의 채무를 동일하게 탕감하는 것을 말한다. 임금과 관련해서는 특별히 이걸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A씨의 행동 자체가 횡령죄에 해당 안 된다는 분석도 있다.
리라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는 "이 사안은 횡령의 고의가 부정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횡령죄는 다른 사람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 이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불법영득 의사가 있어야 한다.
A씨의 경우는 현금으로 받은 만큼, 자신의 카드로 다시 결제를 했기 때문에 불법영득 의사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