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뿌린 향수 뭐야?" 향수 안 쓰는 남편에게 잘못 보낸 카톡⋯불륜 덜미 잡혔다
"오늘 뿌린 향수 뭐야?" 향수 안 쓰는 남편에게 잘못 보낸 카톡⋯불륜 덜미 잡혔다
남편, 아내의 스마트워치·지갑에서 불륜 정황 포착
상간남 상대로 소송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13년의 결혼 생활은 아내가 실수로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한 통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남편은 아내의 스마트워치와 지갑에서 다른 남성의 흔적을 연이어 발견했고, 결국 아내의 내연남을 상대로 위자료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상간남에게 "남편에게 20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최치봉 판사는 남편 A씨가 아내의 내연남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지난달 22일 밝혔다.
의문의 메시지와 지갑 속 신용카드, 덜미 잡힌 불륜
남편 A씨와 아내는 2013년 1월에 혼인신고를 마치고 미성년 아들을 둔 평범한 부부였다.
평온했던 가정은 2025년 8월 6일 밤 11시 43분경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다. 외출 중이던 아내가 A씨에게 "오늘 뿌린 건 뭐야? 향수 우드세이지 그거 아니지. 오빠랑 떨어지니까 그 향이 확 느껴진당"이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평소 향수를 전혀 사용하지 않던 A씨는 순간 직감했다. 이 메시지가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라, 아내가 대화 상대를 착각해 다른 남자에게 보내려던 것임을 깨달은 것이다.
A씨는 즉각 아내에게 외도 사실을 추궁했지만, 당시 아내는 불륜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A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우연히 아내의 지갑에서 낯선 이름, 'B'가 적힌 신용카드를 발견했다.
더 결정적인 증거는 아내의 스마트워치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스마트워치에는 B씨와 "이쁜아", "사랑해" 등의 밀어를 나눈 대화 기록이 남아있었고, A씨는 아내가 B씨와 불륜 관계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됐다.
제주도 밀월여행까지⋯재판부 "부부공동생활 침해"
A씨가 증거를 모아 확인한 결과, B씨와 아내는 문제의 '향수 메시지'를 보낸 2025년 8월 6일 이전부터 이미 내연 관계를 이어오고 있었다. B씨 역시 아내가 유부녀라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있었다.
이들의 대담한 만남은 계속됐다. 2025년 10월 26일경에는 A씨의 집 근처 식당에서 버젓이 식사와 술을 함께 하기도 했다.
급기야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는 제주도의 한 호텔에서 함께 묵으며 밀월여행을 즐겼고, 11월 29일까지도 서로를 "자기"라고 부르며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다.
결국 A씨는 "부정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B씨를 상대로 3001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상간남 "이미 파탄 난 부부" 주장했지만⋯법원은 일축
재판 과정에서 B씨 측은 "A씨와 아내의 혼인 관계는 (자신과의 만남 이전부터) 이미 파탄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
하지만 법원은 B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재판부는 "원고와 아내의 혼인 관계가 피고와의 부정행위 이전에 실질적으로 파탄되어 더 이상 회복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고 볼 구체적인 정황이나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재판에 제출된 증거 자료들을 보면 "피고와 아내가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동안에도 원고와 아내는 통상적인 부부 생활을 그대로 유지해 오고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치봉 판사는 "피고가 아내가 배우자가 있는 사람임을 알면서도 부정행위를 저지름으로써 원고의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 유지를 방해해 원고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그로 인해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분명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부부의 혼인 기간과 가족 관계, 부정행위 기간과 내용, 피고의 대응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 액수를 2000만 원으로 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