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원 돌려준 사기꾼, 알고 보니 공범으로 엮으려는 덫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1000만 원 돌려준 사기꾼, 알고 보니 공범으로 엮으려는 덫

2026. 03. 20 10:0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법조계 “신뢰 유도 후 더 큰 돈 노리는 전형적 수법, 범죄 고의 없어 처벌 불가”

선물 투자 리딩방 사기 피해자가 돈을 돌려받고 자금세탁 공범을 우려하자, 전문가들은 더 큰 사기를 위한 '신뢰 쌓기' 수법이라 분석했다. / AI 생성 이미지

선물 투자 리딩방 사기로 거액을 잃은 피해자. 범행 도중 사기 조직이 1,000만 원을 돌려주는 기이한 일을 겪은 뒤 ‘나도 모르는 새 자금세탁 공범이 된 것 아닌가’라는 공포에 휩싸였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를 더 큰 돈을 노린 ‘신뢰 쌓기용 미끼’라고 분석하며, 범죄의 고의가 없어 처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피해 없는 계좌까지 모두 고소해야 범죄 조직 소탕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돌아온 1,000만 원, 안도가 아닌 공포의 시작


“수익금을 찾으려면 세금을 내라”는 말에 사기를 직감했다. 한 투자 리딩방의 지시에 따라 특정 계좌로 돈을 보낸 A씨의 악몽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는 지난 3월에 세 개의 대포통장으로 돈을 보냈다. 3월 4일, A계좌로 보낸 500만 원은 ‘전액 손실’로 사라졌다. 3월 16일, C계좌로 보낸 2,000만 원은 가짜 수익금과 함께 묶인 채 사이트가 폭파되며 증발했다.


A씨를 더욱 혼란과 공포에 빠뜨린 것은 그 중간에 벌어진 기이한 거래였다. 3월 12일, 그는 조직의 지시로 B계좌에 1,000만 원을 입금했지만 불과 40분 만에 자신의 계좌로 돈이 고스란히 반환됐다.


사기당했다는 사실보다 자신도 모르는 새 범죄에 연루된 것 같다는 불안감이 그를 덮쳤다. 그는 “혹시 제계좌도 범죄자금세탁에 사용된거라 봐야하나요? 저도 처벌 대상인가요?”라며 두려움을 호소했다.


법원 판결문에도 등장한 ‘신뢰 쌓기’ 미끼 수법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경험이 ‘전형적인 리딩 사기 수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1,000만 원을 즉시 반환한 행위는 더 큰 금액을 편취하기 위해 피해자의 신뢰를 얻으려는 고도로 계산된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이진훈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B계좌의 환급은 신뢰를 유도해 추가 송금을 끌어내려는 전형적 수법일 가능성이 큽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러한 수법은 법원 판결에서도 여러 차례 확인된다.


피해자가 공범? ‘범죄 고의성’ 없어 처벌 불가


A씨가 가장 두려워하는 ‘자금세탁 공범’ 의혹에 대해 법조계는 처벌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단언했다. 범죄가 성립하려면 범죄수익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숨기려는 ‘고의성’이 입증돼야 하기 때문이다.


허은석 변호사(법무법인 한별)는 “현재 상황에서는 질문자님이 범죄에 가담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사기 조직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 피해자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주헌 변호사(법률사무소 파운더스) 역시 대화 내용을 통해 “‘불법 수익금 은닉의 고의’가 없었음을 명확히 소명해야 합니다”라며, 피해자임을 입증하면 혐의점이 해소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A씨는 사기 조직의 지시에 따랐을 뿐, 범죄수익을 은닉하거나 가장하려는 의도가 없었으므로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돈 돌려준 계좌까지 모두 묶어 고소해야”


전문가들은 피해 회복과 범인 검거 가능성을 높이려면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B계좌까지 포함해 관련된 모든 계좌를 고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겉보기엔 무관해 보이는 거래 내역 하나가 범죄 조직의 전체 구조를 파악하는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현철 변호사(법률사무소 스케일업)는 B계좌에 대해 “해당 계좌 역시 범행 과정에서 활용된 계좌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관련 자료를 수사기관에 함께 제출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일시적으로 돈을 돌려준 행위마저 사기 범죄를 구성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수사기관이 사건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도록 모든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