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13세 하향에 쏠린 시선…전문가 "증거 없는 여론 몰이, 낮춰도 범죄 안 줄어"
촉법소년 13세 하향에 쏠린 시선…전문가 "증거 없는 여론 몰이, 낮춰도 범죄 안 줄어"
사회적 협의체 '만 14세 유지' 결론
정부가 두 달 만에 뒤집어
박선영 교수 "뇌과학적으로 14세가 최소 책임 연령"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정부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추진하는 가운데, 범죄 예방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흉악한 소년 범죄를 다룬 드라마와 영화가 쏟아지며, 형사 처벌을 피하는 소년들에 대한 대중의 공분이 들끓고 있다.
이에 정부는 살인·강도 등 중대 범죄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관련 논의를 이어온 전문가들의 입장은 결이 다르다.
"두 달 만에 협의체 결론 뒤집혀⋯형벌만능주의의 역설"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박선영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법무부 '사회적 대화 협의체'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박선영 교수는 "현행을 유지하되 소년사법이 효과성을 내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개선돼야 되는지 소년법 개정안을 조목조목 준비해서 냈다"며 "갑자기 두 달 만에 사회적 협의체가 내린 결론을 뒤집고 증거 기반이 아닌 여론 기반으로 가겠다는 건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우려했다.
박선영 교수가 제시하는 핵심 반박 논리는 '증거 부재'와 '뇌과학'이다. 박 교수는 연령을 13세로 낮춰 강력하게 처벌했을 때 범죄가 줄어든다는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은 강력 처벌의 역효과를 통계로 확인하고 오히려 형사 책임 연령을 상향 조정했다. 이들 국가는 형벌 대신 돌봄과 교육적 복지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인간이 행동을 인지하고 충동을 제어할 수 있는 나이는 25세다. 현실적인 타협점으로 뇌과학자들이 제시한 최소한의 책임 연령이 바로 14세이며, 전 세계 많은 국가가 이를 채택하고 있다.
박 교수는 "시대가 바뀌어도 뇌는 똑같다"며 "청소년들이 뇌가 발달된 게 아니라 이 정보를 활용하는 능력이 발달된 거고 오히려 영악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죄 수법이 지능화되었을 뿐, 뇌과학적 관점에서 청소년들의 충동 조절 능력이나 미성숙함은 과거나 지금이나 동일하다는 의미다.
촉법소년은 처벌받지 않는다? "소년원 2년 감금, 명백한 처벌"
대중의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촉법소년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현행 소년법상 촉법소년은 전과가 남는 형사 처벌만 면제될 뿐, 소년보호재판을 통해 1호에서 10호에 이르는 보호처분을 받는다.
이와 관련해 박선영 교수는 "촉법소년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소년원에 2년 감금된다"며 "소년원에 가둬 놓는다는 것은 자유를 박탈한 자유형"이라고 강조했다.
강력 범죄에 대응할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박 교수는 "소년원 최장 기간인 2년을 3년으로 늘린다든지, 2년 후에 사회에 나와서 보호관찰을 오래 받는 대체안이 있다"며 굳이 전과기록이 남는 형사처벌을 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정책의 숨은 이면, "정치인 지지율 상승과 검찰 권한 확대"
그렇다면 정부는 왜 무리하게 연령 하향을 추진하는 것일까. 박선영 교수는 그 이면에 정치 논리와 수사기관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지지율 상승이다.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정치권에서 국민들이 원하는 강력 처벌을 하면 정치권의 지지율이 올라갔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검찰의 권한 확대도 지적했다.
박 교수는 "13세가 기존에는 경찰에서 법원으로 바로 송치가 돼 3개월, 6개월 안에 결과가 났다"며 "13세로 낮추는 순간 검찰을 거쳐서 가야 한다. 1만 건 정도가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며 검찰의 권한이 비대해질 것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