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석사유서 냈으니 괜찮겠지?" 방심했다가 ‘과태료 폭탄’
"불출석사유서 냈으니 괜찮겠지?" 방심했다가 ‘과태료 폭탄’
사유서 제출해도 과태료 부과될 수 있어
‘정당한 사유’ 입증 못 하면 소용없다

불출석사유서 제출만으로는 부족하며, 1주일 내 이의신청과 객관적 증빙자료만이 과태료 폭탄을 막을 유일한 해결책이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법원의 소환장을 받은 증인이나 당사자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출석하지 못할 때 제출하는 ‘불출석사유서’가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만능 치트키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사유서를 냈다는 사실만으로 과태료를 피할 수 있다고 믿었다가는 수백만 원에 달하는 과태료 고지서를 마주할 수 있다.
실제로 법정에서는 사유서의 ‘내용’보다 그 사유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있는지를 엄격하게 따진다. 피고인이 코로나19 검사를 이유로 사유서를 냈지만 선고를 늦추려는 구실로 판단되어 재판이 그대로 진행된 사례(대법원 2020도9475)가 대표적이다.
또한 고혈압이나 시신경 손상 등 건강상의 이유를 들었음에도 의사의 진단서나 소견서를 첨부하지 않고 기일 직전에야 사유서를 제출했다가 ‘정당한 이유 없는 불출석’으로 간주되어 불이익을 받은 경우(서울중앙지방법원 2015노1289)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진단서 없는 사유서는 무용지물” 법원이 말하는 ‘정당한 사유’의 기준
법원이 불출석을 허용하는 핵심 기준은 형사소송법 제271조와 형사소송규칙 제68조의2에 명시된 ‘정당한 사유’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은 제출된 사유서가 객관적으로 타당한지를 엄밀히 검토한다. 단순히 "몸이 아프다"거나 "중요한 업무가 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실제 판례를 살펴보면 법원의 잣대는 매우 구체적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2015노1289)은 건강상 이유를 대면서도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누락한 피고인에 대해 “적법한 소환장을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의정부지방법원(2022노2175)에서는 "출석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되는 줄 몰랐다"는 증인의 호소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즉, 법적 무지나 증빙 없는 개인적 사정은 과태료 부과를 막는 방패가 되지 못한다.
이미 부과된 과태료, 일주일 내 ‘이의신청’ 못 하면 확정된다
불출석사유서를 냈음에도 과태료 결정이 내려졌다면 지체 없이 ‘이의신청’ 절차를 밟아야 한다. 비송사건절차법 제250조에 따르면 당사자는 과태료 재판 고지를 받은 날부터 ‘1주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 기간을 놓치면 과태료는 그대로 확정된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기존의 약식 과태료 재판은 효력을 잃고, 법원은 당사자의 진술을 직접 듣는 정식 재판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이때가 자신의 불출석이 불가피했음을 소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대법원 결정(2001마1733)에 따르면, 만약 증인이 진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과태료 결정을 받았다면 이에 불복해 제출한 즉시항고장은 이의신청으로 간주되어 해당 법원에서 다시 재판을 받게 된다.
승소 확률 높이는 법… ‘객관적 증빙’과 ‘신속성’이 핵심
과태료 이의신청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법원이 납득할 만한 ‘물증’을 제시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질병의 경우 단순 소견서보다 구체적인 병명과 ‘출석 불가’ 소견이 명시된 의사의 진단서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해외 체류 중이라면 출입국 사실증명서와 항공권 사본을, 업무상 사유라면 출장 명령서나 업무의 긴급성을 증명할 회사 측 확인서를 갖춰야 한다. 특히 사유서는 공판기일 직전이 아니라 적어도 3일 전에는 제출하는 것이 유리하다.
만약 본인의 책임이 없는 사유로 1주일이라는 이의신청 기간을 놓쳤다면, 대법원 판례(81마280)에 따라 그 사유가 없어진 후 1주 이내에 ‘추완 이의신청’을 통해 구제받을 수도 있다. 법원은 "정당한 사유란 본인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사유를 의미한다"는 입장(헌법재판소 2009헌바46)을 견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