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캄보디아 식당에 쏟아지는 '혐오 전화', 최대 징역 5년 실형 가능하다
국내 캄보디아 식당에 쏟아지는 '혐오 전화', 최대 징역 5년 실형 가능하다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소
매출 감소·정신적 피해 민사소송까지

캄보디아 출신 사장님이 운영하는 식당에 “사죄금 내라”, “꺼져라”는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한 캄보디아 식당 모습. /셔터스톡
"요즘 하루에도 몇 통씩 (혐오) 전화를 받는다더라"는 한 국내 캄보디아 식당 손님의 하소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해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거지XX야, 네 나라로 꺼져라", "바퀴벌레 같은 X아" 등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함께 "한국에서 영업하려면 사죄금을 내라"는 황당한 요구까지 빗발치고 있다는 것이다.
전화를 거는 이들은 주로 20대이며, 심지어 고등학생으로 추정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하기엔 그 내용이 너무나도 폭력적인 혐오 전화,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을까.

전화 테러, 어떤 형사 처벌이 가능할까?
혐오 발언은 단순한 욕설을 넘어 명백한 범죄 행위가 될 수 있다. 여러 형사법 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
가장 강력한 무기, 업무방해죄
가장 확실하게 적용할 수 있는 혐의는 형법상 업무방해죄(제314조)다. 법원은 반복적으로 전화를 걸어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행위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로 보고 있다.
게시글 내용처럼 하루에도 몇 통씩 욕설 전화가 걸려와 다른 손님의 예약이나 주문 전화를 받지 못하게 됐다면, 이는 명백히 업무를 방해한 행위에 해당한다.
실제로 법원은 식당에 1시간 동안 계속 전화를 걸어 "칼로 쑤셔버리겠다"고 위협한 경우나, 약 40분간 9차례에 걸쳐 욕설 전화를 한 경우 모두 업무방해죄를 인정한 바 있다. 업무방해죄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사죄금 내라'는 요구, 협박죄 될 수 있다
"한국에서 영업할 거면 사죄금 내라"는 요구는 협박죄(형법 제283조)에 해당할 수 있다.
직접적인 폭력 위협이 없었더라도, 돈을 내지 않으면 영업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해악의 고지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협박죄가 성립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모욕죄 적용은 어려울 수도
"거지XX", "바퀴벌레 같은 X"과 같은 표현은 명백한 모욕죄(형법 제311조)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하지만 모욕죄는 '공연성', 즉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뤄져야 처벌이 가능하다. 일대일 전화 통화는 원칙적으로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아 이 혐의를 적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예외는 있다. 만약 통화 당시 스피커폰을 사용했거나 주변에 다른 손님이나 직원이 있어 통화 내용을 들었다면 공연성이 인정돼 모욕죄로도 처벌이 가능하다.
정신적 고통과 매출 감소, 민사상 구제는?
형사 처벌과 별개로, 식당 주인은 혐오 전화로 인해 입은 유무형의 피해를 금전적으로 배상받을 길도 열려 있다. 이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제750조, 제751조)를 통해 가능하다.
인종차별적이고 모욕적인 언어폭력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당연히 위자료 청구 대상이다. 특히 법원은 인종 혐오 표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무겁게 보고 있다.
과거 한 법원은 중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쓴 사람에게 위자료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며 "대한민국 국민은 문명국답게 인종 차별이나 외국인을 혐오하는 단어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의정부지방법원 2022나223410 판결).
해당 판결에서는 "만약 원고가 실제로 중국인이었다면 위자료 액수는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판례에 비춰볼 때, 실제 캄보디아 출신인 사장님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수백만 원 이상의 위자료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혐오 전화 때문에 예약이나 배달 주문을 받지 못해 발생한 '매출 감소' 역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혐오 전화가 오기 전후의 매출 내역 비교 자료, 특정 시간대에 통화가 몰려 다른 전화를 받지 못했다는 통화 기록 등을 증거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