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이었다'는 변명 대신 '방어기제'로…학폭위 선 고3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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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이었다'는 변명 대신 '방어기제'로…학폭위 선 고3의 운명

2026. 05. 12 14:3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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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잘못은 인정, 최근 욕설은 '우울증에 따른 공황반응' 주장…변호인단, '고의성' 입증이 관건

1년 전 장난과 최근 혼잣말 욕설로 학폭위에 회부된 고3 학생. 학생 측은 최근 욕설이 중증 우울장애로 인한 공포 반응이었다고 호소한다. / AI 생성 이미지

대입을 앞둔 고3 학생이 1년 전의 장난과 최근의 혼잣말 욕설 문제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 회부됐다.


학생 측은 과거 행동은 반성하지만, 최근 욕설은 중증 우울장애로 인한 '공포 반응'이었다고 호소한다.


법률 전문가들은 과거 행위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전제로, 최근 사건의 '고의성 부재'를 의학적 자료로 입증하는 것이 처분 수위를 결정할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1년간의 갈등, 장난과 험담 그리고 공포의 혼잣말


A군의 진술서에 따르면, 갈등은 2025년 4월에 시작됐다. 당시 A군은 친구 B군의 자전거를 밀치는 장난을 쳤고, 5월에는 B군의 엉덩이를 치는 신체 접촉을 했다.


A군은 이 행위들이 악의 없는 장난이었다고 생각했지만, 상대가 위협이나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 사이에는 감정의 골도 깊었다. A군은 B군이 자신의 중증 우울장애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상처를 받았고, 이로 인한 서운함을 주변에 토로한 것이 '험담'으로 접수되기도 했다.


이 일련의 사건들은 당시 학폭위로 번지지 않았다. 하지만 2026년, 의식적으로 B군을 피하던 A군에게 B군이 갑자기 다가오자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 A군은 자신도 모르게 욕설이 섞인 혼잣말을 하며 자리를 피했다.


이를 직접적인 모욕으로 받아들인 B군이 학폭위를 접수하면서 1년간 묵혀 온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장난이었다' 반복은 금물"…핵심은 진정성 있는 반성


법률 전문가들은 '과거 행위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최근 행위의 고의성 부인'이라는 두 갈래 전략을 강조했다. 특히 과거 행위에 대한 태도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아람 변호사는 "질문자님 상황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장난이었다'는 표현만 반복하지 않는 것입니다. 학교폭력 심의에서는 실제 가해 의도뿐 아니라 상대방이 느낀 불안감·수치심·위협감도 중요하게 보기 때문입니다"라고 경고했다.


단순 변명 대신 상대방의 입장에서 불쾌감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태도가 학폭위 심의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과거의 미성숙했던 행동에 대한 진심 어린 반성이 모든 대응의 첫걸음인 셈이다.


"공격 아닌 방어기제"…의학적 자료로 고의성 부재 입증해야


최근 욕설 사건에 대해서는 '고의성 부재'를 입증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김무룡 변호사는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2026년 욕설이 상대방을 향한 직접적 모욕인지 아니면 공황 상태에서의 혼잣말인지 여부이고, 둘째, 상대방의 질환 비하 발언과 욕설 등 상호 갈등 요인이 심의 과정에서 어떻게 반영되느냐입니다"라고 사건을 분석했다.


조범수 변호사는 구체적인 대응 방향에 대해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과거의 잘못은 겸허히 인정하되, 최근 발생한 욕설 사건은 상대방에 대한 가해 의사가 아닌 중증 우울장애에 따른 방어 기제였음을 소명하여 처분 수위를 낮추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고준용 변호사 역시 최근 행위가 의도적 모욕이 아니었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때 단순히 본인의 질환을 주장하는 데 그치지 말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견서와 치료 경과 기록을 통해 해당 행위가 의도적인 모욕이 아니라 불안 장애로 인한 방어 기제였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연결하십시오"라고 조언했다.


'우울증 진단서', 양날의 검 될 수도…"전략적 검토 필요"


이번 사건의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는 A군의 '중증 우울장애' 진단이지만, 전문가들은 진단서 제출이 무조건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진단서를 통해 고의성 부재를 주장할 수 있지만, 자칫 표현 방식에 따라 오히려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아람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병원 진단서, 상담 기록, 치료 내역은 실제 제출 여부를 전략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표현 방식에 따라 오히려 위험요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라며 전문가와 상의하여 제출 여부와 방식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진단서라는 '양날의 검'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A군의 운명이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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