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넘게 2570만원 갚았는데… 2천만원 또 내놓으라니” 12년 만의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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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 넘게 2570만원 갚았는데… 2천만원 또 내놓으라니” 12년 만의 날벼락

2025. 09. 16 11:1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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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용증 없어도 ‘은행 이체내역’이 결정적 증거'

전문가들 “답변 내용증명으로 즉각 반박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차용증 한 장 없이 믿음으로 시작된 12년 전 금전 거래가 원금 초과 상환에도 불구하고 ‘빚 독촉’이라는 날벼락으로 돌아온 사건이다.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A씨 부자는 어떻게 이 억울한 상황을 증명하고 벗어날 수 있을까.


사건의 시작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의 아버지는 사업상 급전이 필요해 지인에게 2천만원을 빌렸다. 당시 ‘연 20% 이자’를 주기로 구두 약속했지만,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별도의 차용증이나 통화 녹취 같은 증거는 남기지 않았다.


이후 A씨의 아버지는 2016년부터 2024년까지, 무려 8년간 매년 약 300만원씩 꾸준히 돈을 갚아나갔다. 그렇게 송금한 총액은 원금을 570만원이나 초과한 2570만원. 은행 입출금 내역에는 그 성실한 상환의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평온은 지난 9월 8일, 채권자로부터 날아온 내용증명 한 통으로 깨졌다. 내용증명에는 “2천만원을 빌려 간 뒤 갚지 않았다”며 “10월 15일까지 변제하지 않으면 변호사를 선임해 원금과 법률 최대 이자, 모든 소송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일방적인 주장만 담겨 있었다. 수년간 원금 이상을 갚아온 A씨 부자에게는 수년간의 성실한 상환이 한순간에 부정당하는 통보였다.


차용증도 없는데 ‘갚았다’는 사실, 어떻게 증명하나?

가장 큰 걱정은 ‘차용증이 없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오히려 A씨 측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핵심은 A씨가 확보하고 있는 ‘은행 입출금 내역’이다.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는 “이미 원금과 그 이상을 갚았다는 은행 입출금 내역이 명확하다면, 채권자의 청구는 실체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아람 변호사(서아람 법률사무소) 역시 “상담자분은 수년간 송금한 은행 이체 내역이라는 확실한 객관적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며 “법원에서는 이를 사실상 원금 및 이자 상환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입증의 책임은 채권자에게 넘어간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채권자가 차용증 등 객관적 증빙 없이 구두계약을 주장한다면, 법원에서는 실질적으로 입증책임(주장하는 사실을 증명해야 할 책임)을 채권자에게 부과하게 된다”며 “채권자가 ‘아직 변제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데, 상담자분이 제시할 이체 내역은 강력한 반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금 이상 갚았는데도 소송? 법원은 누구 손 들어줄까

만약 채권자가 소송을 강행한다면, 법원은 어떻게 판단할까. 전문가들은 A씨 측의 승소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특히 ‘법정변제충당’이라는 법리가 A씨에게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 유안 조선규 변호사는 “민법 제479조에 따른 법정변제충당을 주장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별다른 약정이 없었다면 변제한 돈은 비용, 이자, 원금 순서로 채무를 소멸시킨 것으로 계산된다. 어떤 이자율을 적용하더라도 2570만원을 변제했다면 원리금 전액이 변제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조언했다.


심지어 A씨는 채권자를 상대로 ‘반격’에 나설 수도 있다. 법정변제충당 계산 결과, 원리금을 초과해 변제한 금액이 있다면 이는 채권자가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부당이득’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조선규 변호사는 “채권자가 소송을 제기할 경우, 단순히 채무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을 넘어 초과 변제액의 반환을 구하는 반소(소송이 제기된 김에 피고가 원고에게 제기하는 소송)를 제기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빚 독촉 내용증명, 어떻게 맞서야 하나?

그렇다면 A씨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채권자의 내용증명에 ‘침묵’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법무법인 차원 진혜원 변호사는 “내용증명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상대방이 채무가 존재하는 것으로 상정하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므로, 답변 내용을 기재한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답변 내용증명에는 ‘2012년 돈을 빌린 것은 사실이나,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총 2570만원을 변제해 채무가 모두 소멸했다’는 사실을 은행 거래 내역과 함께 명확히 밝혀야 한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법무법인 명의의 답변서를 통해 부당한 요구를 계속할 경우, 채무부존재확인소송(채무가 없음을 법원으로부터 확인받는 소송)과 형사상 공갈죄 고소까지 검토할 수 있음을 알려 불필요한 송사에 휘말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하게 조언했다.


12년간의 성실한 상환이 배신감으로 돌아온 순간, 법률 전문가들은 감정적 대응 대신 ‘기록’과 ‘논리’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A씨의 은행 계좌에 잠들어 있던 숫자들이 이제 그의 가장 든든한 변호인이 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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