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인가, 노동자인가…'고정급'의 함정과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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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인가, 노동자인가…'고정급'의 함정과 열쇠

2025. 11. 21 10:1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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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월급을 받지만 노동자가 아니라는 통보, 계약서 한 장에 울고 웃는 '가짜 프리랜서'들의 법적 구제 방법을 법률 전문가 4인에게 물었다.

계약서상 프리랜서라도 고정급을 받으며 회사의 상당한 지휘·감독 아래 일했다면 노동자로 인정될 수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받지만 '프리랜서'라는 족쇄에 묶인 당신, 과연 법적 노동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매달 정해진 날짜에 고정급여를 받으며 일했지만, 계약서에 적힌 '프리랜서'라는 네 글자 때문에 하루아침에 권리 밖으로 밀려난 이들이 있다. 퇴직금도, 연차휴가도, 부당한 해고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도 없다는 말에 좌절한 A씨. 그는 노동위원회에 문을 두드렸지만 1심에서 '노동자가 아니다'라는 답을 받았다.


A씨처럼 계약의 형식과 노동의 실질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이들을 위해, 법률 전문가들은 계약서 제목보다 '사용종속성'이라는 실질적 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정급만 믿었다간…'사용종속성'이라는 더 큰 산"


많은 이들이 '고정급'을 받으면 당연히 노동자라고 생각하지만, 법의 문턱은 그리 간단치 않다. 청백 공동법률사무소의 박성빈 변호사는 "고정급여를 받는다는 사실만으로는 근로자성을 인정받기는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다. 법원은 급여 형태 외에도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바로 '사용종속성'의 문제다.


사용종속성이란 회사가 업무 내용과 방식을 정하고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근무 시간과 장소를 지정해 구속하는지 등을 따지는 개념이다. 대법원 판례(2004다29736 판결)는 이를 판단하는 여러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법무법인 일신의 최동원 변호사는 "고정급이 근로자성을 인정받기 위한 주요 논거가 될 수 있다"면서도, "결국 출퇴근 시간의 자율성, 업무 지시·감독 여부 등 종합적인 요소를 관찰하여 근로자성을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즉, 월급봉투의 두께만큼이나 상사의 업무 지시 카톡 하나하나가 중요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계약서는 형식일 뿐…법원은 '실질'을 본다"


그렇다면 '프리랜서 계약서'에 서명한 순간 모든 게 끝나는 걸까. 전문가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최동원 변호사는 "계약서의 제목이나 형식과 관계없이 실제로 사용자에 종속된 관계에 있었는지 여부를 통해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름만 프리랜서일 뿐, 사실상 직장인과 다름없이 일했다면 노동자로 인정받을 길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실제 판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학습지 교사나 방송 작가처럼 프리랜서 계약을 맺었더라도 "일정한 고정급여를 지급받고 사용자의 업무 지시를 따른 경우 근로자로 인정"된 사례들을 언급했다. 법의 저울은 계약서라는 '형식'보다 땀 흘려 일한 '실질'에 더 무게를 둔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1심 패배, 끝이 아니다…'중노위' 거쳐 '행정소송'으로"


A씨처럼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셨다고 해서 절망하기는 이르다. 법률사무소 선진의 황으뜸 변호사는 "노동위원회 1심에서 인정받지 못한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를 거쳐 행정소송으로 갈 수 있다"고 절차를 안내했다. 중노위에서 다시 한번 판단을 받고, 여기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원으로 가는 3심제 구조다.


박성현 변호사는 1심 패배 후 곧바로 소송으로 가기보다 "중노위 과정에서 충분한 입증이 가능하다면 이를 거친 후 행정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1심의 패배 원인이 단순히 증거 부족이나 주장 방식의 문제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동원 변호사 역시 "근로자성을 판별하기 위한 세부 기준에 부합하는 정황을 적절히 제시하지 못하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며 전문가를 통한 정확한 진단을 추천했다.


"나 홀로 소송? 전문가 조력 '필수'…증거가 열쇠다"


이처럼 복잡한 법적 다툼을 혼자 헤쳐나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박성빈 변호사는 "본인 혼자 심판을 진행 중이라면 전문가의 조력을 얻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강력히 권고했다. 근로자성 입증의 성패는 결국 '증거'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업무 지시가 담긴 이메일이나 메신저 대화, 출퇴근 기록, 회사가 제공한 비품 목록 등 '사용종속 관계'를 입증할 모든 자료를 꼼꼼히 수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과정에서 노동사건 경험이 풍부한 노무사나 변호사의 도움은 필수적이다. 황으뜸 변호사는 노동위원회 단계까지는 노무사의 전문성이, 이후 소송 단계에서는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하다고 역할 구분을 설명했다.


계약서 위 '프리랜서'라는 이름에 갇혀 권리를 포기하기엔 이르다. 당신의 업무 지시 카톡, 출퇴근 기록 하나하나가 노동자임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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