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다" 버티는 채무자, 부모 명의 재산도 추적 가능할까?
"돈 없다" 버티는 채무자, 부모 명의 재산도 추적 가능할까?
지급명령도 무시하는 악성 채무, 법률 전문가 4인의 필승 전략

채무자는 “돈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모든 경제 활동을 부모 명의로 하고 있었다. / AI 생성 이미지
1년 넘게 물품 대금을 떼이고 지급명령을 보냈지만 '수취인 불명'으로 반송되는 상황. 채무자는 정작 자신의 명의 재산은 없다며 부모님 명의로 경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재산명시신청부터 채무불이행자 명부 등재, 강제집행면탈죄 고소와 사해행위취소소송까지, 악성 채무자를 압박해 돈을 받아내는 모든 법적 절차를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파헤친다.
"내 명의 재산 0원"…'얌체 채무자'의 숨긴 재산 터는 법
물건을 납품하고도 1년 넘게 돈을 받지 못한 A씨. 법원을 통해 지급명령을 받았지만, 채무자는 “돈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모든 경제 활동을 부모님 명의로 하고 있었다. 이처럼 채무자가 의도적으로 재산을 은닉하며 변제를 회피할 때 채권자는 어떤 조치를 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강제집행을 위한 '재산 찾기'가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윤관열 변호사는 “강제집행을 진행하려면 상대방의 재산을 찾아야 하며, 이를 위해 법원을 통해 채무자의 재산 조회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박성현 변호사 역시 “먼저 강제집행을 진행하려면 상대방의 재산을 파악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은행 계좌, 부동산, 차량, 사업체 등 조회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라며 구체적인 조회 대상을 덧붙였다. 법원의 재산명시신청이나 재산조회 제도를 통해 채무자 명의의 재산을 파악하고 압류를 시도하는 것이 첫걸음인 셈이다.
만약 이 과정에서 채무자가 재산을 찾을 수 없거나 변제를 계속 미룬다면 더 강력한 압박 카드를 꺼내야 한다. 김수빈 변호사는 “상대방 재산이 없어 강제집행을 하여도 회수가 불가능한 경우 최종적인 방법은 채무불이행자명단등재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명부에 이름이 오르면 법원에 비치돼 누구나 열람할 수 있게 되므로(민사집행법 제70조) 채무자에게 상당한 심리적 압박이 된다. 나아가 강제집행을 피하려 재산을 고의로 숨긴 정황이 있다면 ‘강제집행면탈죄’(형법 제327조)로 형사고소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수취인 불명'으로 반송된 지급명령,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
A씨의 발목을 잡은 또 다른 문제는 지급명령 우편물이 ‘수취인 불명’으로 반송된 것이다. 채무자가 이사를 갔거나 고의로 수령을 피하는 경우 법적 절차는 첫 단계부터 멈춰 서게 된다. 이럴 때는 어떻게 채무자를 찾아내 절차를 이어갈 수 있을까.
김일권 변호사는 “지급명령이 수취인 불명으로 송달되지 않았다면, 법원에서 상대방의 주민등록초본을 발급 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법원으로부터 주소보정명령을 받은 뒤, 이 명령서로 주민센터에서 채무자의 최신 주소지가 담긴 주민등록초본을 발급받을 수 있다. 이후 새로운 주소로 법원에 주소 보정서를 제출해 송달을 다시 시도하면 된다.
만약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채무자의 주소를 알 수 없는 최악의 경우라면 ‘공시송달’(민사소송법 제194조)을 신청할 수 있다. 공시송달은 법원 게시판 등에 서류를 게시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당사자에게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로, 채무자가 악의적으로 재판을 회피하더라도 소송을 진행할 수 있게 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전문가 종합 의견: "형사고소와 사해행위취소소송도 고려해야"
법률 전문가들은 단순한 민사 절차를 넘어 형사고소나 다른 소송을 병행하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채무자가 부모님 명의로 재산을 돌려놓은 정황이 있다면 ‘사해행위취소소송’(민법 제406조)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는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재산을 빼돌린 경우, 그 법률행위를 취소하고 재산을 원상복구 시키는 소송이다.
부모 명의의 재산이라도 실질적으로 채무자의 것이고, 빚을 피하기 위한 명의 이전이었음을 입증한다면 강제집행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박성현 변호사는 “만약 상대방이 본인 명의로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간접강제나 채권추심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며 전문가의 조력을 통한 전략 수립을 강조했다.
결국 악성 채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급명령과 같은 기본적인 절차는 물론, 재산조회, 채무불이행자 명부 등재, 나아가 강제집행면탈죄 고소와 사해행위취소소송까지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채무자를 압박하고 실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