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범죄 사망' 피해자를 '스킨십 허용 변덕쟁이' 모독…죗값은 고작 2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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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범죄 사망' 피해자를 '스킨십 허용 변덕쟁이' 모독…죗값은 고작 200만원

2025. 10. 18 14:2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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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피해자 두 번 죽인 2차 가해

벌금 200만 원

성범죄 피해자를 ‘스스로 투신한 여성’으로 왜곡한 인터넷 글 작성자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참혹한 성범죄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를 '스스로 스킨십을 허용했다가 변덕을 부려 투신한 여성'으로 둔갑시킨 인터넷 게시글 작성자에게 법원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든 '악마의 소설'

사건은 2022년 7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편의 글로 시작됐다. 피고인 A씨는 준강간치사 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글을 게시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해자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서 성범죄를 당해 사망에 이르렀다. 하지만 A씨는 이 끔찍한 진실을 철저히 외면했다.


A씨는 글에서 피해자가 "못 이기는 척 가해자를 따라갔고", "스킨십에 크게 몸부림치며 거부하지 않고 어느 정도 받아주다 스스로 수치스러워졌다"는 허위 사실을 꾸며냈다.


심지어 "피해자가 갑자기 '고소하겠다'고 말하며 이성을 잃고 미친 듯이 고함지르다 창문 밖으로 투신해 사망했다"는, 완벽한 허구의 소설을 창작했다. 이는 명백히 피해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피해자 자신에게 돌리는 악의적인 2차 가해였다.


법원의 질타 "죄질 불량"…그러나 벌금 200만 원

결국 A씨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을 맡은 부산지법 동부지원 정왕현 판사는 피고인의 죄질을 강하게 질타했다.


정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해자는 참혹한 성범죄에 의해 사망하였다"고 전제한 뒤, "피고인은 이 사건 글을 통해 피해자가 애초 범인에게 스킨십을 허용하였다가 변덕을 일으켜 고소하겠다고 하여 범행을 촉발한 측면이 있다고 노골적으로 암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는바, 죄질이 불량하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최종 선고형은 벌금 200만 원에 그쳤다.


정 판사는 ▲피고인에게 성범죄 처벌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제시하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법정에서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감형 사유로 들었다.


참혹한 범죄로 세상을 떠난 피해자는 온라인 공간에서 다시 한번 난도질당했다. 한 사람의 마지막 존엄을 짓밟은 대가로는 너무나 가볍다는 공분이 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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