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 곰팡이, 무조건 윗집 탓일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아랫집 곰팡이, 무조건 윗집 탓일까?

2026. 06. 12 10:10 작성
송광범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kb.song@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누수 아닌 '결로'일 수도

섣부른 책임 단정 어렵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아랫집에 곰팡이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윗집 손해배상 책임이 바로 생기지는 않는다. 원인이 누수인지 결로인지, 그 누수가 윗집 전유부분에서 나왔는지가 먼저 가려져야 한다.


어머니에게 빌라를 상속받은 A씨는 아랫집의 배상 요구를 받았다. 아랫집은 오래전부터 생긴 곰팡이와 도배·장판 피해가 윗집 누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 가족이 직접 본 현장은 애매했다. 곰팡이는 있었지만 물이 샌 흔적이 뚜렷하지 않았고, 오래된 건물에서 생기는 결로일 가능성도 남아 있었다.


곰팡이만으로는 윗집 책임 단정 어려워


누수와 결로는 손해배상 책임에서 출발점이 다르다. 누수는 배관이나 방수층 문제로 물이 새는 현상이다. 결로는 실내외 온도 차로 벽이나 창문에 물방울이 맺히는 현상이다.


윗집 배관이나 바닥 같은 전유부분에서 물이 샜다면 윗집 소유자 책임이 문제 된다. 반대로 공용 배관, 외벽, 건물 노후, 아랫집 환기 문제에서 곰팡이가 생겼다면 윗집 책임으로 보기 어렵다.


법률사무소 유 박성현 변호사는 "오래된 빌라라면 건물 노후나 공용 배관 문제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핵심은 '아랫집 피해가 있다'가 아니라 '그 피해가 윗집 하자에서 나왔다'는 연결고리다.


누수탐지 보고서와 배관검사가 먼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쪽은 원인과 손해를 입증해야 한다. 아랫집이 도배비와 장판비를 요구하려면 누수탐지 보고서, 배관검사 결과, 피해 사진, 공사 견적서가 필요하다.


법무법인 한강 고용준 변호사도 "곰팡이 발생만으로 곧바로 배상 책임이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누수 원인, 발생 지점, 피해 범위가 객관 자료로 정리돼야 한다는 취지다.


A씨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전문 업체 점검을 받아 윗집 내부 배관, 욕실 방수, 베란다, 공용 배관 쪽을 나눠 확인해야 한다. 점검 결과 결로 가능성이 크다면 그 자료도 답변서나 협의 자료로 남겨야 한다.


‘고소장’ vs ‘소장’?...서류 종류도 중요


아랫집이 보낸 서류가 무엇인지도 중요하다. 말로는 고소장이라고 해도 실제로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소장이나 지급명령일 수 있다.


법률사무소 한강 이주한 변호사는 "이런 분쟁은 형사 고소보다 민사 절차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곰팡이 피해와 수리비 청구는 보통 돈을 달라는 민사 문제로 다뤄지기 때문이다.


법원 서류라면 답변 기한을 놓치면 안 된다.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소장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답변서를 내는 절차가 일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아무 대응을 하지 않으면 상대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위험이 있다.


배상보다 먼저 원인부터 나눠야


이 사건의 대응 순서는 분명하다. 먼저 받은 서류가 법원 문서인지 확인하고, 그다음 누수 원인을 점검해야 한다.


윗집에서 물이 샌 사실이 확인되면 피해 범위와 수리비가 적정한지 따져야 한다. 반대로 결로나 공용부분 문제가 의심되면 관리주체 책임, 건물 노후, 아랫집 관리 상태까지 함께 봐야 한다.


섣불리 '일단 물어주겠다'고 답하면 나중에 원인 다툼이 어려워질 수 있다. 곰팡이 사진보다 중요한 것은 곰팡이가 왜 생겼는지다. 손해배상 책임은 그 원인이 확인된 뒤에야 제대로 따질 수 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