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후임병에 아이돌 댄스 강요한 병장, 강등되자 "억울"…법원 "반성 안 해" 일침
[단독] 후임병에 아이돌 댄스 강요한 병장, 강등되자 "억울"…법원 "반성 안 해" 일침
강등 처분에 불복했다가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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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에게 아이돌 춤을 시키고 틀리면 얼차려를 준 공군 병장이 강등 처분을 받자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셔터스톡
후임병을 생활관에 수시로 불러 아이돌 춤을 추게 하고, 틀릴 때마다 팔굽혀펴기 등 '얼차려'를 가한 선임병이 강등 처분을 받자 "억울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구지방법원 제2행정부(재판장 이종길)는 공군 병사 A씨가 소속 부대장을 상대로 낸 강등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한 달간 이어진 '춤 지옥'과 끝나지 않은 괴롭힘
공군 제1미사일방어여단 소속 차량정비병으로 근무하던 병장 A씨의 가혹행위는 2024년 10월부터 한 달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동료 병장들과 함께 B 상병을 생활관으로 불러 일주일에 5~6일씩 유행하는 춤과 아이돌 뮤직비디오 안무를 따라 하라고 지시했다. B 상병이 춤을 잘못 추면 팔굽혀펴기, 엎드려뻗쳐 등 가혹행위가 이어졌다.
괴롭힘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 등은 B 상병에게 "체육대회에서 3등 안에 들지 못하면 두돈반(2.5톤 군용트럭) 체인을 들고 매일 부대를 돌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후임들 당직을 전부 대신 서라", "평일 일과 후 바로 휴대전화를 반납하라"는 등의 부당한 지시도 함께 내려졌다.
다음날 밤 10시 30분, A씨는 다시 B 상병을 불러 연습한 춤을 춰보라고 지시했고, B 상병이 제대로 추지 못하자 동료 병장이 폭언을 하며 또다시 팔굽혀펴기 등을 시켰다.
결국 이 사실이 부대에 알려져 징계위원회가 열렸고, A씨는 병장에서 상병으로 1계급 강등되는 처분을 받았다.
"휴가 중이라 없었다", "나는 보기만 했다"
A씨는 "징계가 과하다"며 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A씨는 "10월 한 달간 휴가를 13일이나 다녀와 B 상병과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체인 들고 부대 돌기'는 내가 시킨 게 아니다", "마지막 날 가혹행위는 동료가 주도했고 나는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다"고 주장하며 징계 사유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는 징계위원회에서 일부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진술했고, 지휘관에게 제출한 확인서에도 춤을 추라고 지시한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고 생활관까지 같은데 휴가를 이유로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A씨가 "지켜보기만 했다"고 주장한 가혹행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춤 연습을 지시하고 B 상병을 생활관으로 부른 사람이 바로 원고"라며, "당시 선임병으로서 '어제보다 더 못 춘다'고 말하는 등 범행에 공동으로 가담한 것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법원 "상습적·반복적 괴롭힘…강등 처분 정당"
재판부는 A씨의 가혹행위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봤다. 법원은 국방부 징계업무처리 훈령을 근거로 A씨의 비위가 ▲상습적이고 ▲상당한 기간 반복됐으며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저지른 점 등 여러 가중 처벌 요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가중 사유가 있을 경우, 영내 가혹행위는 '강등' 처분이 기준이 된다.
재판부는 "원고는 일부 비행사실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는 등 진지하게 반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꾸짖으며 A씨의 청구를 최종 기각했다.
심지어 A씨는 2024년 6월, 허가 없이 술을 마셔 '휴가단축 5일' 징계를 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참고] 대구지방법원 제2행정부 2025구합20547 판결 (2025. 8. 28.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