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사실 알고 잠적한 남자친구, SNS에 신상 올리면 처벌받을까
임신 사실 알고 잠적한 남자친구, SNS에 신상 올리면 처벌받을까
형법·정보통신망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 있어

SNS에 남자친구의 이름과 사진, 임신 사실을 공개하는 경우 명예훼손으로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이 있다. /셔터스톡
A씨는 남자친구 B씨와 교제 중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A씨가 이 사실을 B씨에게 알리자 B씨는 며칠 후 잠적해 버렸다. A씨는 전화, 메시지 등 모든 연락 수단을 썼지만 B씨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B씨의 집에 찾아가 보기도 했으나 만날 수 없었다. A씨는 결국 B씨의 이름, 사진과 함께 임신 사실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A씨의 SNS에 신원이 공개된 사실을 안 B씨는 A씨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 상황에서 A씨는 법적 처벌을 받게 될까?
SNS에 타인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수 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사실을 적시한다는 고의가 있어야 한다.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더 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형법 제307조 제2항).
대법원은 2020년 11월 19일 선고한 2020도5813 판결에서 명예훼손죄의 '공연성' 요건에 대해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사실을 적시하였더라도 그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적시된 사실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도 공연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에 따르면 SNS에 게시하는 행위는 불특정 다수가 접근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이므로 공연성 요건을 충족한다.
A씨가 B씨의 이름과 사진을 SNS에 게시한 행위는 개인정보의 무단 공개에 해당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 제2호에 따르면 정당한 권한 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자 및 그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는 처벌 대상이 된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SNS를 이용한 명예훼손은 정보통신망법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연히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핵심은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지다. A씨의 경우 B씨와 연락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법원은 게시 내용과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므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형법 제310조에 따르면 명예훼손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 그러나 A씨의 행위는 B씨를 찾기 위한 목적이나 개인적인 감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될 수 있으므로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대법원은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인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의 의미 및 그 판단 기준에 관해 명확히 판시한 바 있다. (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4도1497 판결)
결론적으로 A씨가 SNS에 B씨의 이름과 사진을 올린 행위는 B씨의 명예를 훼손하고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한 것으로서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이 있다. A씨는 형법상 명예훼손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그리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민법 제750조에 따라 민사상으로도 B씨로부터 손해배상 및 위자료 청구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
